시중은행 막혀 지방은행으로…풍선효과 차단, 실수요자 '진퇴양난'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7.14 07:06  수정 2026.07.14 07:06

당국 지방은행장 소집 "가계대출 쏠림 선제 차단"

시중은행 수요 쏠리면 수일 내 '셧다운' 가능성

지방은행마저 문턱 높이나…모니터링 강화

시민들이 은행 대출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지방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선제적인 제동에 나섰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인데 일각에서는 대출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자금줄이 원천 차단되는 대출 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방안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경남·제주·광주·전북은행 및 iM뱅크 등 주요 지방은행장들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장들을 긴급 소집한 이유는 최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반사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취급을 중단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 여력이 남은 지방은행으로 대출 신청이 몰리기 전에 우선 차단하겠다는 조치다.


당국이 이처럼 강도 높은 관리 체계에 돌입한 배경에는 꺾이지 않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 달 만에 7조6000억원 급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다.


현재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여력은 은행별로 상이하지만 아직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한꺼번에 유입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전체 대출 한도 체급 차이가 약 1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동일한 규모의 주담대 수요가 유입되더라도, 시중은행에서는 연간 공급 한도의 1%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 지방은행에서는 단숨에 10%를 채우는 결과를 낳는다.


대형 시중은행의 가수요가 조금만 이동해도 지방은행의 대출 한도는 며칠 만에 고갈될 수 있단 의미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대출 신청 추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추가적인 대출 제약 조치를 내놓을 수 있도록 내부 기준을 정비하는 분위기다.


지방은행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실수요자들이다.


주택 구입이나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 계획을 세우던 무주택자나 1주택자들은 대출이 가능한 은행을 찾지 못해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특히 지방은행은 지역 내 기반을 둔 서민층이나 중신용자들에게 자금을 공급해 대출 보완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방은행의 대출 공급마저 제한될 경우 이들의 선택지는 극히 좁아진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대출 문턱이 동시에 높아질 경우, 대출 수요가 상호금융,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2금융권은 은행권에 비해 대출 금리가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민층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가계 부실 위험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아예 대출 한도가 나오지 않아 신규 주택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계약 불이행 사태가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연말마다 시중은행의 대출 공급이 중단되면 지방은행으로 급격히 수요가 넘어와 지방은행의 대출이 곧장 잠기는 풍선효과가 반복됐다"며 "현재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지만 언제 한도가 차버릴지 몰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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