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부터 우주 환경까지…삶을 바꾸는 기술, 국립전파연구원의 미래 [D:로그인]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7.13 07:00  수정 2026.07.13 07:00

1966년 전파연구소로 출범

국가 전파 정책 전반 담당

새로운 전파자원 발굴

국가 디지털 경쟁력 지탱

국립전파연구원 전경. ⓒ국립전파연구원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고,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길을 안내하며, 항공기와 선박이 서로 위치를 주고받고, 인공위성이 지구 곳곳의 정보를 전송한다.


이제 전파는 공기처럼 우리 일상에 스며든 사회 기반시설이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전파가 어떻게 관리되고, 수많은 무선기기가 서로 간섭 없이 작동하는지, 또 생활 속 전자파는 누가 안전성을 확인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 보이지 않는 영역을 책임지는 기관이 바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원장 정창림)이다. 1966년 전파연구소로 출범한 이후 60년 가까이 우리나라 전파 정책과 기술 발전을 뒷받침해 온 국립전파연구원은 2011년 현재의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급격하게 발전하는 무선통신 환경 속에서 새로운 전파자원을 발굴하고 주파수의 효율적인 사용 방안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동통신과 해상·항공, 네트워크 등 방송통신설비 기술기준과 전자파로부터 무선기기와 인체, 국가 주요 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한다. 국민이 질서 있고 안심하며 전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전파 연구를 넘어 방송통신 기술기준 마련, 전자파 안전관리, KC 적합성평가 운영, 국제표준 대응, 전파 행정 정보시스템 운영까지 국가 전파 정책 전반을 담당하는 전문 연구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전파자원 용도. ⓒ국립전파연구원
미래 전파자원 발굴·국제 협력까지


국립전파연구원의 역할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미래 전파자원을 발굴하고 국제 협력을 추진하는 일,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전자파 안전 환경을 조성하는 일, 방송통신 기술기준과 국가표준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성평가 제도를 운영하는 일, 그리고 국가 전파 행정을 뒷받침하는 정보시스템을 운영한다. 얼핏 서로 다른 업무처럼 보이지만 모두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파 이용 환경을 만든다’는 하나의 목표로 연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파수 관리다. 전파는 한정된 국가 자원이다. 이동통신과 위성, 항공, 해상, 국방, 방송 등이 모두 같은 전파를 나눠 사용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서로 간섭이 발생해 통신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새로운 주파수를 발굴하고, 무선국 간 간섭을 분석하며, 우리나라 위성망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등록하는 업무를 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위성 주파수 이용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핵심 작업이다. 6G와 저궤도 위성 시대가 다가올수록 이러한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민이 가장 쉽게 체감하는 분야는 전자파 안전관리다. 휴대전화, 무선충전기, 전기차, 의료기기, 가전제품 등 생활 속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전자파를 발생시킨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이러한 제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국민이 신청한 생활제품의 전자파를 직접 측정해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 안전포럼,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줄이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전자파 안전은 개인을 넘어 국가 안보와도 연결된다. 핵폭발이나 전자폭탄 등에서 발생하는 고출력 전자기파(EMP)는 국가 주요 정보통신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 꼽힌다.


국립전파연구원은 공공시설과 민간 인프라의 EMP 취약성을 분석하고 방호기준과 시험방법을 연구해 국가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일반 국민에게는 낯선 분야지만 디지털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연구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업무는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성평가 제도다. 우리가 전자제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KC 인증 역시 국립전파연구원의 업무와 맞닿아 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공유기, 무전기 등 방송통신기자재가 국내 시장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전파 혼신과 전자파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적합성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시험기관을 관리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조사해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 역시 이 기관의 중요한 역할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셈이다.


국립전파연구원은 국제표준 경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통신기술은 국제표준을 선점한 국가가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다.


연구원은 한국ITU연구위원회를 운영하고 ISO, IEC 등 국제표준화 활동을 지원하며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MRA) 체결을 지원해 국내 기업이 해외 인증을 더욱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ICT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숨은 지원책이기도 하다.



정창림 국립전파연구원장. ⓒ국립전파연구원
6G 후보 주파수 발굴·국제표준 주도


올해 국립전파연구원이 가장 역점을 두는 키워드는 ‘AI와 공공안전’이다. 우선 공공안전 분야에서는 조류탐지레이더와 싱크홀탐지레이더 등 사고를 예방할 기술기준을 새롭게 마련한다. 해상감시레이더와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에 대응해 효율적인 주파수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동시에 6G 후보 주파수 발굴과 국제표준 논의를 주도하고, 위성망 국제등록과 국가 간 주파수 조정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전자파 안전 분야에서는 스마트 버스정류장과 같은 ICT 융합시설을 대상으로 전자파 안전관리 실증을 확대한다.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의 EMP 취약점 분석 지원 기관도 늘린다. 생활제품 전자파 측정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안전교육도 확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AI를 활용한 연구 혁신도 본격화한다. 지형과 전파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주파수 간섭을 예측하고, 차세대 모빌리티 통신환경에 맞는 전파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를 추진한다.


기지국 전자파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예측하는 기술 개발도 마무리 단계다. 여기에 전자파적합성 기준과 국가표준을 AI가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EMChat’ 구축도 추진한. AI를 전파 연구와 행정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디지털 사회는 그 보이지 않는 자원 위에서 움직인다. 스마트폰이 끊임없이 연결되고, 위성이 하늘에서 정보를 보낸다. 응급 구조와 항공·해상 통신이 안전하게 이뤄지는 배경에는 전파의 질서를 설계하고 안전을 검증하는 국립전파연구원이 있다.


AI와 6G, 저궤도 위성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이들 역할은 연구실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국민의 일상과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을 함께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기반 시설로써 국립전파연구원 존재감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전파연구원 기술 개발 과제 모습. ⓒ국립전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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