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장윤기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로 그 실체적 진실이 발견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SBS
박 교수는 전날인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직적으로 은폐하는 사건은 기록상 허점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못 하면 최근 장윤기 사건과 같은 경우는 묻힐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단서는 직접 수사할 때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태스크포스(TF)의 개정안을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을 일부 강화하는 수준의 '검수완박 형소법 개정안'"이라고 규정했다.
박 교수는 보완수사 요구를 경찰이 '지체없이' 이행하도록 하고 처리 기한을 1개월로 정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효성 있게 작동할 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에 의하면 사건의 절반 가량을 직접 보완수사 하는데 이것이 모두 보완수사 요구로 몰리면 경찰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수사 인력을 두 배로 늘려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피의자와 참고인이 수십 명에 달하는 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송치받은 경우 검사는 구속기간에 쫓긴다"며 "이런 상황에서 보완수사 요구로 실체를 밝힐 수 있을까. 앞으로 정말 돈 많은 피의자는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삭제된 것을 두고 '대담한 입법'이라면서 "전국 2만 명이 넘는 특사경에게 이제부터 알아서 수사하라고 한다면 필시 이것부터 사달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난 그동안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폐지하고 전건송치를 주장했고, 그것이 어렵다면 중대사건만이라도 제한적으로 전건송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면 전건송치라도 부활해야 기관 간 견제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집권 여당이 경찰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6명
'검사 직접 수사' 우세
보완수사권과 관련,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경찰 수사에 부족한 점이 발견돼 추가 수사가 필요할 때 '검사가 직접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이 지난 11일 100% 무선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의 ARS 자동응답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검사가 직접 수사해야 한다'는 응답이 65.5%로 '경찰이 다시 수사해야 한다'(26.5%)보다 배 이상 많았다. '검사 직접' 응답은 모든 연령대에서 우세했으며 30대에서 76.5%로 가장 높았다.
경찰 수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우에도 '검사가 직접 수사해야 한다'가 64.0%로 '다른 경찰이나 국가수사본부가 수사해야 한다'(29.3%)를 앞질렀다.
이번 조사는 선거여론조사가 아닌 사회 현안 조사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신고 대상이 아니다. 다만 표집과 가중치, 오차범위 산정 등은 일반 정치 여론조사 기준에 준해 설계됐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장윤기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경찰의 부실 수사, 유착 의혹을 이유로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민이 피해를 겪지 않도록 두터운 보완 방안을 반드시 마련하겠다"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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