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세일즈에 몽골 경제 협력까지…李 순방 결산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7.12 06:00  수정 2026.07.12 06:00

나토 '파트너십 2.0' 제안…조달협정 협상 개시

트럼프와 군함 건조 협력 논의…조선 세일즈도

몽골서 '황금시대' 공동선언…대북 성과 미지수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울란바타르 국립체육경기장 내 활쏘기 경기장에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박5일간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몽골 국빈방문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방산 세일즈와 대북 우회 채널 모색이라는 두 축으로 진행된 이번 순방은 제도적 발판은 마련했지만,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지난 7~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취임 후 처음 참석했다. 나토 방산포럼 기조연설에서 "무기체계를 함께 연구하고, 함께 생산하며, 함께 운용하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으로 격상하자"고 제안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는 '조달 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가 공식화됐다. 협정이 체결되면 연 15조원 규모의 나토 공동조달 시장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한국은 기존 옵서버로 참여하던 탄약 공급 사업에 더해 방산·원자재 사업에도 옵서버로 참여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소인수 회담에도 참석했다. 이어 노르웨이·우크라이나·네덜란드·루마니아와 연쇄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우크라이나에는 1억 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포괄적 지원도 약속했다. 다만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 직후 이뤄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즉석 약식회담도 눈길을 끌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캐나다 측은 각별한 예우를 갖춰 선정 결과를 사전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잠수함 사업보다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협력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 만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접점도 만들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건조에 한국이 협조할 수 있는지를 묻자, 이 대통령은 국내 기업의 선박 건조 역량을 소개하며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실무선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자국산 리볼버형 권총 1정과 실탄 6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이 대통령은 9일 몽골로 이동해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몽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한국 대통령의 몽골 국빈방문은 15년 만이다.


두 정상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1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CEPA가 발효되면 관세 인하뿐 아니라 서비스와 투자, 공급망 등으로 양국 경제협력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희토류 등 핵심광물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같은 날 열린 한·몽 비즈니스 포럼에는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오드잘르갈 몽골 MCS그룹 회장 등 양국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해 에너지·유통·소비재·디지털 등 민간 차원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몽골 국영통신 몬차메(MONTSAME) 서면 인터뷰에서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라며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몽골의 역할에 기대를 표했다. 다만 북한이 남북 대화 제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상황이라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태준 열사 기념관 방문과 뱜바척트 국회의장·오츠랄 총리 접견을 소화했고, 11일에는 후렐수흐 대통령과 함께 몽골 최대 명절인 '나담 축제' 개막식에 주빈으로 참석했다. 한국 정상이 나담 축제에 주빈으로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순방은 나토 조달 시장 진출의 제도적 기반을 닦고, 몽골과의 경협·대북 대화 여건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얻었다. 다만 나토 조달 협정은 협상 개시 단계에 불과하고, 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 직후라 구체적 수주 성과 없이 청사진만 제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방산은 조달·수주로, 몽골은 대북 대화 재개로 실제 이어져야 성과라 할 수 있다"며 "귀국 후 개각과 맞물려 순방 성과를 국정 동력으로 연결하는 후속 조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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