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앞두고 선거위 '숙청'…"선거 독립성 훼손"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11 04:36  수정 2026.07.11 04:36

초당기구 사실상 마비…"대통령 권한" vs "선거 개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에서 최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두고 미국 선거행정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연방 선거지원위원회(EAC) 민주당 추천 위원 2명을 전격 해임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시스템 장악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한 반면 백악관은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맞섰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EAC 소속 민주당 추천 위원인 토머스 힉스와 벤저민 호블랜드를 해임했다. 해임 통보는 백악관 인사국 명의의 이메일로 전달됐다. 같은 날 공화당 추천 위원인 크리스티 매코믹은 사임했으며, 앞서 또 다른 공화당 위원 도널드 팔머도 지난 4월 퇴임해 현재 위원회는 위원이 한 명도 없는 상태가 됐다.


EAC는 2002년 대선 개표 혼란 이후 제정된 '미국 투표지원법(HAVA)'에 따라 설립된 독립 연방기관으로, 주정부와 지방 선거관리기관을 지원하고 투표 장비 인증, 선거보안 보조금 집행, 전국 우편 유권자 등록 양식 관리 등을 담당한다. 선거를 직접 관리하지는 않지만 미국 선거 인프라의 핵심 지원기관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독립기관 인사 해임 권한을 폭넓게 인정한 판결 이후 이뤄졌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미국 선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합법적인 표만 집계한다는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인사를 교체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초당적 기관을 사실상 무력화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의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독립적인 선거 감독체계를 정치적으로 흔드는 매우 우려스러운 조치"라고 지적했으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연방 선거 시스템을 장악하려는 위험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시민권 증명 의무화 등 연방 차원의 선거 규칙 변경을 추진해왔지만 일부 조치는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번 인사 조치 역시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행정에 대한 연방정부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EAC 위원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할 수 없으며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고, 법률상 민주·공화 양당이 균형을 이루도록 구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위원회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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