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미래에셋-코빗 승인…두나무-네이버는 심사 진행 중
한투는 코인원에 전략적 투자·빗썸은 파트너 물색
거래량 넘어 플랫폼 경쟁…디지털자산 새판 짜기 본격화
금융권과 손잡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디지털자산 플랫폼 경쟁에 나선 가운데, 업비트의 독주를 흔들 첫 주자가 누가 될지 주목된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업비트는 과연 지금처럼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미래에셋은 코빗을 품었고,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에 베팅했다.
빗썸은 키움증권을 비롯한 복수의 기업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을 기다리고 있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마다 금융권 '지원군'을 확보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누가 누구와 손잡았느냐'에서 '업비트 중심의 시장 판도를 흔들 첫 주자는 누가 될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업비트가 약 69%로 가장 높았다. 빗썸이 약 28%로 뒤를 이었고, 코인원 약 2%, 코빗 약 0.5%, 고팍스 약 0.1% 등의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현 시장 구도가 단기간에 크게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 디지털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법인시장까지 확대되면 경쟁의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에는 거래량과 개인투자자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법인 고객과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얼마나 확보·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느냐가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코빗…무기는 '실행력'
현재 가장 먼저 운신 폭을 확대할 수 있는 곳으로는 미래에셋-코빗 연합이 꼽힌다.
다른 증권사들이 거래소 지분 일부를 확보하는 데 그친 것과 달리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 지분 약 92%를 확보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여기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까지 승인하면서 그룹 차원의 디지털자산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장 빠른 변화가 일어날 곳은 코빗"이라며 "미래에셋은 디지털자산과 토큰화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해 온 증권사인 데다 거래소에 대해서도 사실상 직접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은 홍콩에서 디지털채권을 발행하고 주식과 디지털자산을 함께 거래하는 플랫폼 'MAPS'를 선보이는 등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토큰화 사업을 준비해 왔다.
업계에서는 코빗이 단순 거래소를 넘어 미래에셋의 디지털자산 플랫폼 전략을 구현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나무…유동성은 압도적, 변수는 '시간'
하지만 현재 시장의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는 여전히 두나무다.
업비트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까지 성사되면, 국내 최대 가상자산 플랫폼과 최대 간편결제 플랫폼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변수는 기업결합 심사다.
미래에셋이 공정위 승인을 마치고 실행 단계에 들어간 것과 달리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결합은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 1위 사업자와 간편결제 1위 사업자의 결합이 시장 경쟁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관련 영향으로 양사의 포괄적 주식교환 일정도 기존 9월에서 12월로 연기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나무-네이버의 가장 큰 강점은 압도적인 이용자 기반과 유동성"이라면서도 "심사가 길어질수록 후발주자들이 먼저 사업 기반을 다질 시간도 확보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코인원 '전략적 투자'…빗썸은 '불확실성'
한국투자증권과 코인원의 조합은 미래에셋과는 성격이 다르다.
한국투자증권은 약 800억원을 투자해 코인원 지분 20%를 확보하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해외 거래소 OKX 역시 코인원의 전략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처럼 거래소 경영권을 확보한 구조는 아닌 만큼 사업 추진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권을 확보한 경우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다르다"며 "규제가 정비됐을 때 얼마나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인 빗썸 역시 향후 시장 판도의 변수로 꼽힌다.
키움증권을 비롯한 복수의 기업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금융권 파트너를 확보할 경우 업비트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복잡한 지배구조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과거에도 투자와 인수 논의가 여러 차례 있었던 만큼 실제 협력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팍스는 여전히 정상화 과제를 안고 있다.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은 당국 승인으로 법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고파이 채무 변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바이낸스와의 오더북 공유가 이뤄질 경우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국내 규제 환경 등을 고려하면 현실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두나무가 가장 강한 사업자인 것은 맞지만 결국 경쟁력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주식과 채권,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가상자산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느냐에서 갈릴 것"이라며 "법인시장과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본격화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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