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업계, 1분기 흑자 기조에도 신용등급 줄하향
신탁계정대 9.5조 달해, 1년 새 20.5% 증가
재무부담 여전…정비사업 수수료 경쟁도 수익성 압박
ⓒAI 이미지 생성
부동산신탁사 신용도에 다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업계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적자 폭을 줄이고 있지만, 신탁계정대여금이 9조원을 넘어선 데다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무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최근 한국자산신탁과 우리자산신탁의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교보자산신탁의 단기신용등급도 A2-에서 A3+로 낮췄으며, 코리아신탁의 등급전망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겉으로 드러난 실적 흐름과는 온도 차가 있다.
국내 14개 부동산신탁사는 지난 2024년 65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45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가 올해 1분기에는 7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1년 전(153억원) 대비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신탁사들의 재무건전성이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흑자 전환과 반대로 신탁사들이 사업장에 투입한 신탁계정대여금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14개 부동산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9조4622억원으로, 1년 전(7조8548억원)보다 20.5% 증가했다.
신탁계정대여금은 신탁사가 고유계정 자금을 신탁사업장에 투입한 금액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이나 매각이 지연될 경우 회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장에서 공사비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공사 지연 등이 발생할 경우 신탁사가 부족한 사업비를 신탁계정대 형식으로 투입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신탁계정대 증가에 이어 대손충당금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조7149억원으로, 1년 새 37.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탁업계의 1분기 흑자를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 어렵단 관측이 크다.
지난해까지 부실사업장 정리가 활발히 진행되며 적자 우려가 축소됐으나, 지속적으로 쌓이는 신탁계정대가 이미 과중한 수준까지 불어난 만큼 재무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점도 부담이다. 여전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 신탁계정대 회수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
신탁사들에겐 여전히 기존 사업장 손실 관리와 자금 회수가 여전히 당면 과제인 셈이다.
수익성 회복도 쉽지 않단 전망이 나온다.
신탁사들이 정비사업 수주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우량 사업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 수수료 입찰 등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경기 성남 분당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은 기존 예비사업시행자였던 한국토지신탁과 계약을 해지한 뒤 신규 신규 예비신탁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율을 0.4% 써낸 대신자산신탁과 0.47%를 제안한 우리자산신탁이 최종 후보로 압축됐는데, 이중 수수료율이 낮았던 대신자산신탁이 선정된 바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활발했던 책임준공형 신탁이 문제가 되면서 업계 전반에 부실이 확산된 것”이라며 “수익성 회복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이 추진돼야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적극적인 신규 수주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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