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각색 대신 기본 채웠다… 원작 몰라도 빠져드는 '모아나' [D:볼 만해?]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7.08 08:27  수정 2026.07.08 08:28

모아나 연기한 캐서린 라가이아의 높은 싱크로율, 세대 간 연대로 완성한 주체적 성장기

디즈니의 2016년 흥행작 '모아나'가 실사 영화로 재탄생해 극장가를 찾는다. 이번 신작은 디즈니 실사 영화들이 비판받아온 무리한 설정 변화나 인위적인 메시지 주입을 배제하고, 이야기 자체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구현하는 데 집중하며 안정적인 완성도를 증명했다.


'모아나'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 그간 디즈니가 선보인 일부 실사화 작품들이 과도한 각색이나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PC) 요소를 주입하려는 시도로 관객들의 호불호를 갈랐던 것과 달리, 이번 '모아나'는 엉뚱한 변주를 시도하지 않았다. 과거 성공적인 실사화로 평가받은 ‘알라딘’이 중동 설화 고유의 정체성을 살렸듯, '모아나' 역시 태평양 제도 원주민의 문화와 신화라는 뼈대를 고스란히 화면에 옮겼다. 굳이 인위적인 설정을 덧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양성과 주체적인 서사가 배치되며 디즈니가 가진 기본기 고유의 재미를 명확하게 살려냈다.


연출적으로도 현실적인 배경 위에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스크린에 조화롭게 구현했다. 특히 인물들의 움직임과 제스처 역시 디즈니 특유의 만화적인 포즈를 재현해 내어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도 몰입감을 선사한다.


'모아나'의 서사는 주인공 모아나(캐서린 라가이아 분)가 스스로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도전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영화 속에서 모아나와 그의 할머니 탈라(레나 오웬 분)의 유대는 이 작품이 가진 여성 서사의 깊이를 한층 더 확장한다. 여성과 여성의 세대 간 연대를 통해 주체성을 획득하는 과정은 완성도 높은 내러티브를 완성한다.


'모아나'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캐스팅 역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사모아 혈통의 신예 캐서린 라가이아는 외형적으로 모아나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특유의 해맑고 긍정적인 성격을 투명하게 표현한다. 토마스 카일 감독이 캐스팅 당시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주목했다고 밝힌 만큼, 캐서린 라가이아의 생기 넘치는 연기는 관객을 서사 한복판으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드웨인 존슨이 연기한 마우이는 능글거리는 매력으로 극의 활력을 더하는 동시에 이상적인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메인 여성 캐릭터의 주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든든한 파트너로서 동행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고향을 떠나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나 소중한 대상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모든 현대인에게 위로로 닿는 영화다. 혼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선조와 가족의 정신이 함께한다는 정서적 연결고리는 영화의 거대한 스케일 안에 따뜻한 중심을 잡는다. 8일 개봉, 러닝타임 115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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