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늘었고 어디서 벌었나
전임 대통령들과 무엇이 달랐나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달 3일 미국 백악관 잔디밭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산은 재집권 이후 약 1년 반 동안 크게 불어났다. 포브스는 재집권 직전 약 24억 달러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이 최근 60억~65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평가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36억~41억 달러(약 5조 5000억~6조 3000억원)의 자산이 새로 늘어난 셈이다.
재산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상장사인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TMTG) 지분 가치 상승이다. 트루스소셜 운영사인 TMTG는 현재도 트럼프 대통령 개인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포브스는 TMTG 주가 변동이 트럼프 순자산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축은 가상화폐 사업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재산공개에서 가상화폐 관련 소득만 14억 달러 이상을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 토큰 판매와 트럼프 밈코인 사업 수익이 포함됐다. 로이터는 트럼프 일가가 백악관 복귀 이후 가상화폐 사업만으로 최소 23억달러를 가족 재산에 추가했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는 주식 투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공개된 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계좌에서 2만 1000건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4월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를 하루 앞두고 애플과 버크셔 해서웨이를 수백만 달러를 매수했고, 이후 증시 급등으로 상당한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MP머티리얼스 등 기술주와 전략산업 관련 종목에도 적극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해외 라이선스와 부동산 사업도 재산 증가를 뒷받침했다.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에서 진행 중인 호텔·골프장·부동산 프로젝트와 '트럼프'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각종 로열티와 라이선스 수입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 외신종합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증식을 둘러싼 논란은 “전임 대통령들은 주식 투자나 사업을 전혀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도 기존 자산을 보유했고, 펀드나 국채, 신탁을 통한 투자 수익을 얻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이는 재임 중 직접 통제와 신규 수익사업 확대 여부에 있다.
미국 대통령은 정부윤리법에 따라 매년 재산공개서를 제출하지만, 이 자료만으로 재산 증가액을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다. 재산공개서가 순자산 총액이 아니라 자산·부채·소득을 일정 금액 구간으로 신고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임 대통령들의 재임 중 재산 증가액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기준으로 산출하기는 어렵다.
다만 자산 운용 방식의 차이는 뚜렷하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땅콩 농장을 백지신탁에 맡겼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신탁이나 기존 투자자산 중심으로 이해충돌 논란을 줄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지신탁은 없었지만 자산 대부분이 뮤추얼펀드와 미국 국채 등 분산투자였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기존 자산과 급여, 과거 저작권 수입이 중심이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에도 상장사 TMTG 지분을 유지했고, WLFI, 트럼프 밈코인, 해외 부동산·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했다. 여기에 애플, 버크셔 해서웨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개별 종목 투자도 활발했다.
ⓒ자료: 외신종합
다만 대통령의 재산 증식 논란이 곧바로 불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은 재산공개 의무가 있지만, 재산이 늘었다는 사실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핵심은 정책 결정권을 이용해 사익을 챙겼는지, 또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코인 거래를 했는지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 계좌에서 관세 유예 발표 직전 애플과 버크셔 해서웨이 매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으나 거래 시점이 정책 발표와 맞물렸다는 점만으로는 내부자거래가 성립하지 않는다. 해당 정보가 비공개였고, 트럼프 대통령이나 대리인이 이를 알고 거래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가상화폐 사업도 마찬가지다. 로이터는 트럼프 일가가 트럼프 밈코인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고 분석했지만, 현행법상 현직 대통령의 가상화폐 사업 자체를 직접 금지하는 규정은 뚜렷하지 않다. 다만 규제 완화나 정책 변화가 가족 사업에 이익을 줬다면 이해충돌 논란은 커질 수 있다.
결국 법적 책임 여부는 의회 조사나 사법당국 수사에서 대가성, 내부정보 이용, 허위 신고, 공직 권한 남용 등이 입증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형사처벌보다는 공직 윤리와 이해충돌 문제가 더 큰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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