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보유율도 급락
차익실현·환차손 우려에 이탈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8조31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랠리 속에서도 외국인은 한국 증시를 떠났다.
이는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차익실현과 환율 상승에 따른 결과로, 하반기에도 외인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8조31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99조1740억원, 35조450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외국인이 하루 동안 7조75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일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3조8000억원, SK하이닉스를 3조2000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두 종목 합산 순매도 규모는 7조10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92%를 차지했다.
외국인 이탈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투톱'의 외국인 보유율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 2일 기준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46.88%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외국인 보유율도 50.40%에 그치며 최근 수년 내 저점권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급등한 국내 증시에 따른 차익실현의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동안 100% 넘게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높아진 한국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매도 물량이 출회됐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은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거두더라도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5월 이후 외국인은 두달간 92조89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외국인 수급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기대가 있지만, 규모와 시기를 고려하면 외국인 매도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코스피 급등으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차익 실현 유인이 커진 데다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 부담까지 겹쳤다"며 "국내 증시 펀더멘털이 훼손됐다기보다는 수급과 환율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매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추가 매도 압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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