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도 5%대…서민 주거 동아줄도 '뚝’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7.03 07:08  수정 2026.07.03 07:08

7월 들어 금리상단 5.2%까지 치솟아

올해만 5번째 상승…실수요 ‘직격탄’

규제지역 확대, 정책금융 활용도 반감

총량규제 매몰돼 ‘포용금융’은 실종

오는 7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가 0.3%p 올라 '아낌e보금자리론'의 경우 금리 상단이 최고 5.2%까지 오를 예정이다.ⓒ뉴시스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마저 연 5% 장벽을 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고강도 규제를 시행하면서 시중은행 대출 문턱은 크게 높아진 상태다.


이 때문에 보금자리론을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규제지역 범위가 넓어지면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3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는 0.3%포인트(p) 오른다.


이에 따라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최저 연 4.9%(10년)~최고 연 5.2%(50년)가 적용될 예정이다.


‘u-보금자리론’과 ‘t-보금자리론’은 각각 만기에 따라 금리가 5.0%(10년)~5.3%(50년) 등이다.


서울·수도권 일대 규제지역에선 보금자리론을 활용하더라도 가산금리 0.1%p가 붙어 ‘아낌e’ 기준 최고 연 5.3% 금리가 적용된다.


올 들어 벌써 다섯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됐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5%대를 돌파한 건 지난 2022년 12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보금자리론은 5년물 국채 금리에 연동되는데, 기준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어서다.


HF는 “최근 시장금리와 조달비용 상승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6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할 때 조건에 따라 최대 4억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시장금리와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HF는 올 들어 다섯 번째 보금자리론 금리를 올렸다. 보금자리론 상품별 기준금리.ⓒHF

문제는 증시 활황으로 자산 격차가 벌어지고 서울과 인접 지역의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집값이 들썩이는 탓에 무주택 서민이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단 점이다.


시장 과열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이달부터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등도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앞으로 무주택자는 더 외곽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규제지역도 점차 확대돼 정책금융을 써먹을 곳이 마땅찮은 셈이다.


시장의 볼멘소리는 거세다. 서민 소득 기준에 맞춰 정책금융이 설계됐지만,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 등 시장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해 정책의 사각지대만 넓어지고 있어서다.


무주택자의 선택지는 줄고,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가령 규제지역에서 생애최초 무주택자가 6억원 주택을 매수하기 위해 보금자리론으로 4억2000만원을 30년 만기로 받을 경우, 원리금 상환액은 연 5.25% 금리가 적용돼 매달 232만원에 이른다.


시장에선 “서울에서 밀려나는 것도 서러운데 보금자리론을 써도 월급을 다 바쳐야 한다”, “더 이상 무주택 서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지 못한다”, “어디까지 밀려나야 할지 감도 안 온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이 때문에 내 집 마련 자체를 포기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지난 5월 HF의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1조7132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1% 줄었다.


지난 1월 2조4147억원, 2월 2조5675억원, 3월 2조4340억원, 4월 2조1991억원 등 줄곧 2조원대를 유지하다 올 들어 처음 1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8%에 육박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은 있지만, 이마저도 이자 부담이 상당해 자금 조달 계획을 전면 철회하는 것이다.


당국의 통제 아래 있는 보금자리론이 ‘서민 주거사다리’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당국이 강조하는 포용금융·상생금융의 취지 역시 무색해졌단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라는 단편적인 목표에만 매몰되다 보니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작 보호해야 할 서민 실수요자의 마지막 동아줄마저 끊어지다시피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두 푼이 아쉬운 무주택자들은 제도권 밖 고금리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늘어난 차주들을 금융권에서 품는 방식의 정책은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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