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대출 13.1조, 1년 새 6.5%↑
시중은행·2금융 대출 문턱 높아지자
고신용자·저신용자 모두 제도권 끝자락
포용금융 압박 속 은행권은 ‘시름’
정부가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서민들은 점점 더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연합뉴스
정부가 취약계층의 금융 절벽을 막기 위해 포용금융 확대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민들은 점점 더 고금리 대부업권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전방위로 높인 탓에 당장 자금이 시급한 차주들은 고금리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던 대부업권 대출이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등록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은 13조14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늘었다.
같은 기간 대부업권 이용자는 70만8000명에서 73만1000명으로 3.2% 확대됐다.
대형 대부업자 대출 증가가 전체 잔액 확대를 견인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은 8조6561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3462억원 증가했다.
개인 신용대출 이용자 수도 확대됐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신용대출이 같은 기간 3069억원 증가한 5조3930억원을 보였고, 담보대출은 3780억원 늘어난 7조747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카드·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까지 여신 문턱을 일제히 올린 상황이다.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 수요 급증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거래 회복세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하반기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약 4조3300억원인데, 지난달 25일 기준 이미 48.9%가량을 소진한 상태다.
제도권 금융에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은 생활비, 영세 자영업 자금 마련 등을 위해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육박하는 대부업권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게 됐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자의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8.8%에 이른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고금리 압박은 이제 임계점에 달했단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 시행 전 제도권 금융 이용이 가능했던 고신용자, 우량차주들까지 대부업권 여신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최저신용자들의 설 자리는 더 줄고 있단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대부업 역시 건전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담보와 우량차주 비중을 늘려가고 있단 점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권에선 서민층 자금 조달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지만, 당국은 포용금융 확대에만 몰두한 모습이다.
앞으로는 구체적인 포용금융 종합평가 체계를 마련해 서민,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 공급을 유도하고 금융시스템 안에 제도화하겠단 복안이다. 사실상 은행권 압박인 셈이다.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차주들이 늘면서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포용금융 확대 정책의 충돌로 빚어진 시장 왜곡을 해결하기 위해 당국의 압박이 더 거세질 수 있단 점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은 억제하면서 취약층 서민금융 지원은 늘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현장에선 혼선이 크다”며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를 더 까다롭고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 자칫 대부업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정책 대출로 전환하는 대환 프로그램 등이 가동되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은 늘어나는데 취약차주는 점점 더 늘고, 서민금융은 확대되는데 저신용자들은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다”며 “총량 규제와 별도로 금융사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포용’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