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 멀티골. ⓒ AFP=연합뉴스
'캡틴' 해리 케인이 위기의 삼사자 군단을 구출했다. 전반전 내내 상대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패색이 짙던 잉글랜드가 케인의 해결사 본능과 교체 카드 앤서니 고든의 특급 도우미 활약에 힘입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랜드는 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토너먼트에서 콩고민주공화국(DRC)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으나, 해리 케인의 연속 골로 2-1 짜릿한 뒤집기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조별리그 L조 1위(승점 7)로 토너먼트에 오른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 대회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잉글랜드의 다음 상대는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다.
객관적인 전력 차가 뚜렷해 잉글랜드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진 매치업이었으나, 뚜껑을 열자 콩고민주공화국의 저력이 매서웠다. 조별리그에서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비비고 우즈베키스탄을 꺾으며 52년 만에 본선 무대 돌풍을 일으킨 콩고민주공화국은 짜임새 있는 역습으로 선제골을 가져갔다.
전반 중반, 후방에서 템포를 조절하던 콩고민주공화국은 샹셀 음벰바의 자로 잰 듯한 롱 크로스로 잉글랜드의 측면을 허물었다. 이를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잡은 브라이안 시펭가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잉글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급해진 잉글랜드는 케인을 필두로 래시퍼드, 벨링엄, 마두에케를 앞세워 총공세에 나섰다. 전반에만 8개의 슈팅(유효 슈팅 4개)을 퍼부었지만, 콩고민주공화국의 골문에는 수문장 리오넬 음파시가 버티고 있었다.
음파시는 전반 30분 벨링엄의 결정적인 헤더를 쳐낸 것을 시작으로, 전반 추가시간 벨링엄의 두 번째 헤더와 케인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까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냈다. 후반 8분 벨링엄의 환상적인 개인기에 이은 왼발 슛마저 음파시의 손끝에 걸리며 잉글랜드는 조급함에 갇히는 듯했다.
해리 케인 멀티골. ⓒ AFP=연합뉴스
열세 흐름을 깨뜨린 건 교체 카드 적중과 '해결사' 케인의 집중력이었다. 특히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앤서니 고든이 경기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후반 30분, 고든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수비 키를 넘기는 절묘한 칩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케인이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해 마침내 음파시가 버티던 골문을 열었다.
기세를 탄 잉글랜드는 후반 41분 승부를 뒤집었다. 벨링엄의 슈팅이 음파시의 선방에 맞고 흐르자, 집중력을 유지하던 고든이 공을 따내 문전의 케인에게 배달했다. 케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경기에서 멀티골을 완성한 케인은 대회 4, 5호 골을 연달아 신고하며 득점 선두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이상 6골)를 한 골 차로 바짝 추격했다. 동시에 자신의 월드컵 통산 득점을 13골로 늘리며 전설적인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패했지만 콩고민주공화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박수갈채 속에 대회를 마감했고, 고비를 넘긴 잉글랜드는 이제 개최국 멕시코를 제물 삼아 8강행 티켓을 정조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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