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차단되지만 전월세 매물 잠김 우려 커져
대단지에 전월세 매물 ‘0건’, 전월셋값 상승 압력 ‘쑥’
전월세난에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이동, 풍선효과 우려도
ⓒ뉴시스
수도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범위가 넓어지면서 전세 수요자들의 주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월세 시장의 매물 잠김과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세 수요가 인접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오는 5일부터 내년 12월31일가지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전날부터 이들 지역에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 효력이 적용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10·15 대책 당시 규제지역·토허구역 지정에 제외됐던 곳으로 수도권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실거주 수요가 풍부한 곳으로 꼽힌다.
서울 출퇴근이 가능하고 광역교통망 개선 기대감이 큰 지역인 만큼 10·15 대책 당시에도 풍선효과가 예측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동탄과 기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셔틀버스로 통근이 가능한 ‘셔세권’으로 불리며 수요가 몰렸다. 반도체 산업 호황과 해당 기업들의 성과급 등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직주근접 수요와 결합해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단 평가다.
문제는 실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토허제 규제가 적용되면서 전월세 매물 감소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수도권 전월세 시장에서는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연초부터 5월9일까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전 수도권에선 다주택자 매물이 무주택자들의 매수세로 상당 부분 소화됐다.
이 과정에서 임대차 매물이 빠르게 줄었고 신규 아파트 공급까지 부족해 전세값 상승 압력도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토허제까지 적용되며 전월세 매물 잠김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토허구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아파트를 매수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전세 낀 매매(갭투자)가 제한되는 만큼 매매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기존 임대차 매물이 줄어드는 구조다.
구리시 한 공인중개사는 “대단지에도 전월세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규제 효력이 본격화되면 매매 뿐 아니라 전월세 거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단지에서는 전월세 매물이 이미 부족한 상황이다.
구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e편한세상 수택센트럴파크’는 733가구 규모지만 전날 기준 전월세 매물이 전무했다.
용인 기흥구 ‘힐스테이트기흥’도 976가구 중 전세와 월세 매물이 각각 3건, 4건에 그쳤다.
동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신고가 거래가 나온 ‘동탄역롯데캐슬’은 아파트 940가구 규모지만 전세와 월세 매물이 각각 2건에 불과했다. 인근 1817가구 규모 대단지인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도 전세 매물이 5건, 월세 매물이 3건 수준에 그쳤다.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물만 줄어드는 게 아니다.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는 중”이라며 “예전엔 전세값이 5억 정도 하던 아파트가 요새는 보증금 4억에 월세 150만원, 200만원을 부른다”고 말했다.
전월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은 인접지역의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규제 배경으로 반도체 호황과 교통 호재 여파로 인한 집값 상승을 들며 향후 추가 풍선효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실거주 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전월세 수요자들이 해당 지역으로 밀려날 시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전월세 시장이 점차 불안해지니 세입자들도 결국 주택 매수에 뛰어든다”며 “서울 전세 살던 사람들이 구리에서 아파트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결국 구리도 집값이 오르고 규제에 묶이게 되지 않았나”라며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인근 비규제지역에서 집을 사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월세를 더 내거나 계속 외곽으로 밀려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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