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스타벅스, 사과는 구글?…배재고 사과문에 AI 워터마크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입력 2026.06.30 10:25  수정 2026.06.30 10:27

ⓒ배재고등학교

지역 비하 응원 구호로 비판을 받은 배재고등학교가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해명 내용과 사과문 작성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배재고는 전날인 29일 야구부의 부적절한 행위와 관련해 학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는 이 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외친 배재고 선수들의 구호 때문이었다.


배재고 선수들은 응원가를 개사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고, “탱크데이” 구호도 함께 사용한 것으로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광주제일고 측은 정정당당한 스포츠 현장에서 혐오와 조롱성 표현이 사용된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회 차원의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배재고는 학교 차원의 사과문을 통해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광주제일고등학교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 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학생 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배재고의 해명이 실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 중계 영상에는 사과문에서 언급된 ‘일부 학생’ 수준을 넘어 여러 야구부 선수들이 해당 응원 구호에 함께 참여한 장면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즉각적인 제지 역시 배재고 코치진의 자체 대응이라기보다 광주제일고 코치진과 심판진의 항의 이후 이뤄진 정황이 포착되면서 대응 과정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과문 작성 방식 역시 논란이 됐다. 해당 사과문 이미지 파일에서 구글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 워터마크로 추정되는 표식이 발견되면서 학교가 공식 입장문을 생성형 AI 도구로 작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공식 사과문조차 AI로 작성한 것은 사안의 무게를 가볍게 본 대응”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스포츠 현장으로까지 확산된 사례로도 해석되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달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맞물린 프로모션 과정에서 ‘책상에 탁! 탱크데이’ 문구를 사용해 역사적 맥락을 자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논란 이후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정용진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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