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직접 취소까지 경고…세운4구역 재개발 갈등 재점화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6.30 14:02  수정 2026.06.30 14:05

“7월6일까지 답 없으면 장관 직권취소 예정”

유산청·서울시·종로구·주민 갈등 속 혼란

세운 4구역 부지.ⓒ연합뉴스

서울 종묘 인근인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퇴임을 앞둔 종로구청장이 재개발 사업시행인가 후 고시하자 국가유산청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사업 인가 취소 시정명령을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취소 시정명령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유산청은 공문에서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종로구청장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세계유산법에 따른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아직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해 1인 결재로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진행하고 구보에 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로구청장의 인가 및 고시는 ‘국가유산기본법’에 근거한 국가유산청장의 행정명령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며 “명백히 ‘법령을 위반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특별시장은 ‘지방자치법’ 제188조 제1항에 따라 종로구청장에게 해당 인가를 취소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그 조치 결과를 7월6일까지 회신해달라”며 “회신이 없을 경우 같은 조 2항에 따라 주무부장관에게 해당 인가 시정명령 및 직권 취소·정지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문은 종로구청이 지난 18일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후 19일 종로구보에 고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직접 결재 문서를 기안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산청은 SH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사업시행변경계획을 보완하라고 요청했는데 종로구청이 이를 거절한 셈이다.


종로구청 조치에 국가유산청이 대응을 예고한 만큼 세운4구역 인가는 취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주무부장관은 자치구의 구청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해 공익을 해침에도 불구하고 시·도지사가 시정명령을 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또 자치구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주무부장관이 해당 명령이나 처분을 취소·정지할 수 있다.


내달 1일 취임하는 유찬종 종로구청장 당선자가 세운4구역 인허가 절차에 반발해온 만큼 종로구청은 내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 당선자는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인가 직후 “취임 후 인가 과정에서 제대로 검토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볼 예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2025년 11월11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토지주들이 세운광장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동시에 세운4구역 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과 국가유산청·정부 사이 갈등도 장기화하고 있다.


세운4구역주민대표회의는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청과 정부가 주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남천규)는 오는 8월19일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연다.


한편 세운4구역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고도 제한이 완화된 채 사업이 추진 중이다. 종로구청 인가대로라면 종로변 건축물 높이는 기존 54.3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8m에서 141.9m로 상향된다. 또 규모가 지하 6층~지상 20층에서 지하 7층~지상 38층으로 커진다.


이에 대해 유산청은 건물 높이가 높아지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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