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들인 20초 쇼츠, 알고리즘 못 타니 묻혀
진입장벽은 낮지만 수익화 문턱은 여전히 높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조회수 4회.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만든 20초 짜리 유튜브 쇼츠의 성적표였다. 주제 선정부터 대본, 이미지 구성까지 AI에 맡겼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초 단위 영상에도 ‘손품’이 필요했다. “노트북 한 대와 AI만 있으면 누구나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절반만 맞았다. 시작은 쉬웠지만, 돈을 버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나도 회사 그만두고 유튜브나 할까”라는 말을 듣는다. 농담처럼 오가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불안과 또 다른 수입원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담겨 있다.
2030세대에게 유튜브가 ‘매력적인 N잡’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기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콘텐츠 하나가 흥행하면 본업을 넘어서는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튜브 쇼츠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실제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1인 미디어 창작자 3만 4806명의 총 수입은 2조 4714억원으로 1인당 평균 수입은 약 7100만원이었다.
다만 평균만 보면 현실을 놓치기 쉽다. 상위 1% 창작자의 평균 수입은 12억 9339만원에 달한 반면, 하위 50%는 2463만원에 그쳤다. ‘대박’ 사례는 분명 있지만 수익은 상위권에 크게 쏠려 있는 구조다.
유튜브 안에서도 “내가 유튜버를 접은 이유”, “쇼츠 수익을 기대했다가 접은 이유” 같은 후기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조회수 부진, 수익화 조건 미달, 편집 노동 대비 낮은 보상 등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결론은 비슷하다. 시작은 쉬워 보여도 버티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3시간 품 들였지만…조회수는 ‘4회’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은 어디까지 맞을까. 직접 유튜브 쇼츠 제작에 나섰다. 목표는 명확했다. ‘부업’이라는 취지에 맞게 최대한 품을 적게 들이는 것. 주제 선정부터 대본, 이미지 구성까지 모두 AI에 맡겼다.
챗GPT에 조회수가 잘 나올 만한 쇼츠 주제를 묻자, 인공지능(AI)은 최근 온라인에서 목격담이 이어진 '러브버그'를 제안했다. 첫 영상은 '작년보다 빨리 나타나기 시작한 러브버그'를 주제로 정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AI 음성과 짧은 영상, 자막만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양산형 유튜브 쇼츠 제작 과정.ⓒ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하지만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았다. 처음 나온 대본은 설명문에 가까워 그대로 쓰기엔 밋밋했다. 첫 3초 안에 시선을 끌기 위해 제목을 고치고 문장을 짧게 다듬었다. 음성은 말투와 호흡이 어색했고, 이미지 역시 구체적인 설명을 여러 번 넣어야 원하는 결과물에 가까워졌다.
영상 제작 경험이 없는 초보자가 20초짜리 쇼츠 한 편을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시간. 최근 관심을 받는 소재를 골랐고 AI까지 활용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직접 만든 영상의 조회수는 고작 4회에 그쳤다. 업로드 뒤에도 숫자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영상을 완성하는 것과 시청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알고리즘을 타지 못한 영상은 플랫폼 안에서 묻혔다. 만드는 데 손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부담이었지만 그렇게 만든 영상이 거의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벽이었다.
시작은 쉬워도 수익화는 ‘장기전’
실제 영상과 쇼츠를 만들고 있는 2030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작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이를 꾸준히 이어가고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일상 브이로그를 올리는 A(20) 씨는 콘텐츠 한 편을 만드는 데 “보통 3~4시간, 길면 이틀도 걸린다”고 했다. 아직 유튜브 수익은 없다. 그는 “아직 수익이 발생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물건을 제공받고 올리는 협찬이나 단순 선물 방식의 협찬은 종종 들어온다”고 말했다.
6년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온 30대 B씨는 콘텐츠 종류에 따라 제작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스형 쇼츠처럼 기존 자료를 재가공하는 콘텐츠는 대본 정리에 30분에서 1시간, 편집에 1시간 정도가 걸린다”면서도 “이는 유튜브를 오래 했기 때문에 가능한 속도”라고 말했다. 이어 “초보자는 훨씬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 수익화 요건. 유튜브 캡쳐
수익화 문턱은 더 높다. 현재 유튜브에서 광고 수익을 내려면 기본적으로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가입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구독자 1000명 이상에 최근 12개월 공개 동영상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 또는 최근 90일 쇼츠 조회수 1000만회 이상이 기준이다. 영상을 올린다고 곧바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
B 씨는 “쇼츠는 조회수 5회당 1원 정도로 체감된다”며 “월 100만원을 벌려면 조회수 500만회는 나와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극소수가 아니면 쉽지 않다”며 “계속 만들 수 있는 재료나 주제가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2030세대가 쇼츠 부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초기 비용이 크지 않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기 때문이다. 노트북 한 대와 몇 개의 AI 툴만 있으면 퇴근 후에도,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주말에도 시도할 수 있다.
온라인에는 “쇼츠로 월 수 백 만원을 벌었다”는 성공 사례도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하나만 터지면 된다”는 기대가 생기는 구조다.
직접 해본 결론은 단순했다. AI가 콘텐츠 제작의 문턱을 낮췄지만, 수익화의 문턱까지 낮춘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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