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산 활용하거나 그늘로 이동해 햇빛 피하는 모습도
사태 장기화 속 현장 안팎서 사건·사고도 속출
"정치적 부담·강제 해산 돌입 따른 부담 있을 것"
18일 오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14일째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출입문을 지키고 있다. ⓒ뉴시스
6·3 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14일째 이어지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이 위치한 체육계에서 공권력 투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모양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는 1만~1만2000명 정도 인파가 모여들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가 25.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같은 시간 낮 최고기온이 31도에 이르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장 시민들은 '부정선거' '재선거' 등의 구호를 외치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항의를 이어갔다. 우·양산으로 햇빛을 피하거나 그늘로 이동해 더위를 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을 맞으면서 시위 현장 안팎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 게이트에서 흉기 소동을 벌인 30대 남성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오른손으로 흉기를 잡고 왼팔 부위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핸드볼경기장 안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며 경찰과 대치하다가 제압됐다.
A씨는 자해에 따른 부상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수술 및 회복 이후 A씨에 대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한 언론사의 인터넷 기사에 올림픽공원 일대를 관할하는 송파경찰서 무기고를 털자는 댓글이 달린 것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사건을 중랑경찰서에 배당했다. 중랑경찰서는 현재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댓글을 올리게 된 경위나 실제 실행 가능성 등을 조사한 후 공중협박 혐의를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잠실 개표소 시위와 관련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입장이지만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아무 생각 없이 옆에서 불법 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에는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체육계 측은 핸드볼경기장 봉쇄에 따라 사무실에서의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약 60억원의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을 향해 공권력 투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게임을 앞둔 선수들에 대한 지원에도 큰 차질을 빚는다"며 "업무에 꼭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나올 수 있도록 공권력 행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와 경찰 측은 공권력 투입을 놓고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에 따른 여론 악화, 정치적 부담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시위가 대표자가 있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른 '집회 및 시위'로 볼 수 없는 만큼 강제 해산 돌입에 따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집시법상 강제 해산 절차는 ▲자진 해산 요청 ▲종결 선언 요청 ▲3회 이상의 해산 명령 순으로 진행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초반에는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우연히 모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집시법에 따른 집회·시위라고는 볼 수 없었다"면서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합류하고 통일된 구호를 외치며 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집시법상 집회·시위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장은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기 위해 우연히 모인 시민들과 부정선거론자들이 혼합된 성격"이라며 "경찰에서는 형법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한 현행범 체포부터 들어가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통제 가능한 집회 집단이 아니라 이렇게 개개인의 군중이 모여있을 경우에는 오히려 군중 심리가 좀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진상조사가 다 마무리된 시점에서 명분이 쌓인 후 해산 절차가 들어가는 것이 경찰 입장에서는 비교적 나은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18일 오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14일째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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