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포스텍 공동연구팀, 비침습적 약물 전달 기술 개발
코 투여 후 자기장으로 뇌종양 부위 유도하는 방식 구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연구진이 코를 통해 투여한 항암 나노입자를 자기장으로 뇌종양 부위까지 정밀 유도하는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해 난치성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승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박성민 포스텍 IT융합공학과 교수, 김원종 화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코를 통해 투여한 항암 나노입자를 자기장으로 종양 부위까지 유도하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에서 유의미한 생존 연장 효과를 최근 확인했다.
교모세포종은 성인 원발성 악성 뇌종양 가운데 가장 흔한 암으로 전체 원발성 중추신경계 악성 종양의 약 65%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1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표준 치료를 받더라도 평균 생존기간이 약 15개월에 불과한 대표적인 난치성 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10년 생존율은 5.3% 수준에 그친다.
최근 고령화로 뇌종양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70세 이상 뇌종양 환자(양성·악성 포함)는 2020년 1만887명에서 2024년 1만4891명으로 37% 늘었다. 같은 기간 악성 뇌종양 환자도 2174명에서 2571명으로 증가했다.
뇌종양은 뇌나 주변 조직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통칭하며, 교모세포종과 뇌수막종, 신경초종, 전이성 뇌종양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원발성 악성 뇌종양으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교모세포종 치료의 핵심 약물인 테모졸로마이드는 경구 투여 방식으로 사용되지만, 혈액-뇌장벽(BBB)으로 인해 약물이 종양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치료 효율이 낮고 전신 면역억제 등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교모세포종 모델 마우스ⓒ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뇌와 직접 연결된 후각신경이 코에서 뇌 실질로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점과 자성을 띤 나노입자가 외부 자기장으로 이동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테모졸로마이드를 초상자성 산화철 나노입자(SPION)에 결합한 복합체(TMZ-SPION)로 합성해 코를 통해 투여하고 경두개자기자극(TMS)을 이용해 종양 부위까지 유도하는 방식을 설계했다.
세포 실험 결과 TMZ-SPION 복합체는 기존 약물과 동등한 수준의 종양 세포 사멸 효과를 나타냈다.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나노입자가 종양세포 핵 내부까지 고르게 분포하는 것도 확인됐다.
이어 교모세포종 동물실험을 통해 90일간 생존기간을 추적한 결과, 중앙 생존기간은 대조군 27일, 복합체 단독 투여군 51일, 복합체 투여 후 경두개자기자극을 적용한 병용군 72일로 나타났다. 병용군은 대조군 대비 약 2.7배, 단독 투여군은 약 1.9배의 생존 연장 효과를 보였다.
특히 병용군에 사용된 약물 용량은 기존 경구 표준 투여량의 약 18분의 1 수준인 5.6%에 불과했음에도 의미 있는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LC-MS/MS(액체 크로마토그래피-탠덤 질량분석법) 분석 결과, 경두개자기자극을 적용한 군의 뇌 조직 내 약물 농도가 미적용군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기장이 약물의 뇌 내 전달과 잔류를 효과적으로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센터장이자 대한나노의학회 회장 양승호 교수는 “비침습적인 코를 통한 투여 경로와 경두개자기자극을 결합한 이 방식은 혈액-뇌 장벽을 효과적으로 우회하면서도 전신 면역억제 등 기존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교모세포종을 장기적으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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