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중에도 살균…현대차·기아, 차량용 ‘원자외선 램프’ 세계 최초 개발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6.11 09:05  수정 2026.06.11 09:06

인체 침투력 낮은 200~230nm 파장 활용

밀폐 수납공간 넘어 차량 실내 전체로 살균 영역 확대

어린이 통학차·식품 판매차 등 PBV 적용 기대

기술 검증·국제 안전 기준 검토 거쳐 양산차 적용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탑승자가 차량 안에 있는 상태에서도 실내 공간을 살균할 수 있는 차량용 원자외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자외선 살균 기술이 사람의 접촉을 막은 수납공간 등에 한정됐다면, 이번 기술은 차량 실내 전체로 위생 관리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기아는 플라즈마 램프 방식의 차량용 살균 기술 ‘플라즈마 케어 UVC’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동시에 미생물 증식으로 발생하는 냄새 유발 물질을 줄여 차량 내부 탈취에도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기존 차량용 살균 장치는 주로 255~280nm 대역의 UVC LED를 사용한다. 살균 효과는 뛰어나지만 피부나 눈에 직접 노출될 경우 유해할 수 있어 싼타페와 카니발의 암레스트, 크래시패드 수납함처럼 사람이 직접 접촉하지 않는 밀폐 공간에만 적용돼 왔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플라즈마 케어 UVC는 이보다 파장이 짧은 200~230nm 대역의 Far-UVC, 이른바 원자외선을 활용한다. LED로 구현하기 어려운 해당 파장대를 플라즈마 램프 방식으로 만들어 차량 내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원자외선은 에너지가 높아 세균과 바이러스의 DNA 구조를 파괴하지만 투과력은 낮다. 인체에 닿더라도 피부 표면의 각질층을 깊게 통과하지 않는 특성을 활용했다. 현대차·기아는 유해할 수 있는 다른 파장대가 방출되지 않도록 원자외선만 통과시키는 특수 광학 필터도 적용했다.


다만 자동차에 원자외선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술적 과제가 필요했다. 차량은 일반 건물보다 램프와 사람 사이의 거리가 짧고, 각종 전장 부품과의 간섭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주행 중 진동과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차량 탑재를 위한 소형화도 요구된다.


플라즈마 케어 UVC의 파장 에너지를 측정하는 모습ⓒ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는 램프와 제어 시스템을 차량 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크기를 줄이고 전력 효율과 내구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살균 성능도 공인 시험기관과 실차 시험을 통해 확인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차량 실내를 모사한 8㎥ 규모 챔버에서 시험한 결과, 플라즈마 케어 UVC를 30분간 가동했을 때 공기 중 부유 바이러스가 96.8% 감소했다.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와 진행한 램프 단품 시험에서는 폐렴균에 원자외선을 30초간 조사했을 때 99.9%가 사멸했고, 60초 이상 조사하면 완전히 사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과 기아 PV5에 기술을 시범 적용한 실차 시험에서는 700㎜ 거리에서 40분간 빛을 조사한 결과 대장균이 99.9% 사멸했다.


현대차·기아는 PV5를 활용해 어린이 통학 차량과 과일 판매 차량 등 다양한 사용 환경도 제시했다. 여러 사람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셔틀이나 로보택시, 식품과 물품을 운송하는 목적기반차량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목적기반차량은 운전자나 관리자가 직접 실내를 청소하기 어려운 만큼, 이동 중에도 작동할 수 있는 자동 살균 기술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한주 현대차·기아 MSV내장설계2팀 책임연구원은 “기존처럼 밀폐된 공간에서만 살균하는 방식을 넘어 탑승자가 있는 차량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기술”이라며 “자율주행차와 목적기반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의 실내 위생 관리 솔루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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