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주 과열 신호 포착
"펀더멘털보다 비싼 구간 진입"
국내증시, 반도체 투톱 낙관론 압도적
금리 등 주요 변수로 인한 변동성 우려
코스피가 전 거래일(8096.93)보다 366.11포인트(4.52%) 내린 7730.82에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증시가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 중심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조정을 권유하는 목소리가 미국에서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유지하더라도 일부 변동성 관리는 필요하다는 취지다.
국내증시의 경우 '반도체 투톱'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금리 등 주요 변수에 따른 변동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66.11포인트(4.52%) 내린 7730.82에 장을 마쳤다.
간밤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중심 하락장이 펼쳐진 데다 중동 정세 악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장밋빛 전망에 무게를 싣고 강한 매수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실제로 개미들은 전날에도 코스피에서만 5조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였는데, 4조원가량을 반도체 투톱에 쏟아부었다.
낙관론이 지배적인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S&P500 지수 관련 20가지 평가 지표 중 17개 지표에서 통계적 고평가 상태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특히 8개 지표는 '닷컴버블'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들이 저PER 종목들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며 '과도한 투기 신호(sign of excessive speculation)'라고 짚었다.
증시 전반은 물론이고 기술주로 한정해 살펴보더라도 '쏠림' 현상이 뚜렷한 만큼, 차익실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반도체주 관련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성은 국내 증권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김세환·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섹터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12MF P/B)이 8.9배까지 급등했다"며 "2021년 직전 고점을 넘어섰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폭도 추월했다"고 짚었다.
두 연구원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약 8배로 표면상 저렴해 보인다"면서도 "P/B 8.9배는 시장이 초과 수익성의 장기 지속을 이미 가격에 반영했다는 뜻이다. 반도체는 펀더멘털 대비 비싼 구간에 진입한 만큼, 단기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한 근무자 너머에 설치된 모니터로 각종 금융 데이터가 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국내증시와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장 상승을 견인해 온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구체적 수치가 공개될 다음달까지 변동성을 촉발할 변수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여전한 데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투자심리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6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달 예정된 금통위 일정이 없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 대응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유럽·일본 중앙은행이 이달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이익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현재 추세가 지속될 거란 관측에 무게를 싣게 한다"면서도 "인플레 및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확산, 실적 성장률 둔화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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