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유가 충격 본격화…석유류 급등에 소비자물가 26개월만 최고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6.02 09:27  수정 2026.06.02 09:27

데이터처, 5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 ⓒ국가데이터처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석유류 가격과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5월 소비자물가가 2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2024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상승률도 같은 달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를 기록한 뒤 올해 1월과 2월 2.0%로 낮아졌지만 3월 2.2%, 4월 2.6%에 이어 5월 3.1%까지 확대됐다.


이번 물가 상승은 국제유가 급등이 주도했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92%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컸던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33.3%, 휘발유가 23.1%, 등유가 21.7% 각각 올랐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 물가는 4.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40%포인트 끌어올렸다.


서비스 물가도 2.8% 상승했다. 특히 5월 연휴 기간 여행 수요 증가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 영향으로 여행 관련 품목 가격이 크게 뛰었다.


국제항공료는 전년 동월 대비 33.5% 올라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해외단체여행비는 26.3%, 국내항공료는 25.9% 상승했다. 호텔숙박료 등 여행·숙박 관련 서비스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이번 물가는 중동 전쟁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과 5월 연휴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가 주요 상승 요인”이라며 “국제유가 영향으로 유류할증료가 오르면서 항공료와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 상승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2.2% 상승했다. 갈치가 15.1%, 쌀이 13.5%, 달걀이 10.2% 올랐다. 반면 양배추는 43.9%, 무는 27.5%, 양파는 18.5% 각각 하락했다.


가공식품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부 물가 안정 정책과 할인 행사 등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2024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식품 이외 품목 물가는 4.2%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상승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석유류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이나 외식 등 다른 품목으로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면서도 “국제유가 흐름과 환율 영향, 원가 상승분 전이 여부는 하반기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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