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르기 전 사자”…마음 급한 세입자들, 서울 아파트로 진격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6.02 07:33  수정 2026.06.02 07:33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 5년 10개월 만 최대

전세 매물 감소·가격 상승 전망…저가 주택 매수세

하반기 주택시장 금리·정책 속도 등 변소

1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 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전셋값이 오른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집 사겠다는 분들 연락이 많이 와요. 6억원 이하 저렴한 매물을 많이 찾습니다”(노원구 공인중개사 A씨)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와 도봉구, 금천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이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모양새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기준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422건으로 지난해 10월 기록한 8535건 이후 가장 많았다. 한 달 전인 3월(5487건)과 비교하면 53.5% 늘었다.


지난해 10월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자 정부는 10·15대책을 발표하며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실거주 의무,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제한 등 규제가 적용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다.


정부 대책 이후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서울 외곽 중심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노원구는 4월에만 1017건 거래돼 2020년 6월(1708건)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월간 거래량 1000건을 돌파했다. 상계동과 월계동, 중계동 등 재건축을 앞둔 단지 위주로 거래가 몰렸다.


다른 외곽 자치구도 비슷하다. 지난 4월 중랑구는 2020년 5월, 도봉구는 2020년 7월, 금천구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 모두 평균 거래금액이 5~6억원대일 정도로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다.


전월세 매물 감소에 따라 전월세를 살던 세입자가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저렴한 가격대 매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세 매물 감소로 이어진 탓이다.


거래가 몰리면서 주택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거래가 몰린 단지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들은 집값이 수요자가 부담을 느낄 만한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는 가장 작은 전용 33㎡ 매물이 지난 4월 6억8000만~7억80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억4500만~5억6000만원이었는데 1년 사이에 1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월계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수요자가 원하는 가격대와 단지 호가 사이 간격이 크다”며 “손님이 많이 찾아도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1일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에서 직원들이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업계에서는 이사 수요가 감소하는 여름철 주택 시장 비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한동안 4월처럼 극적인 거래량 증가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 1일까지 거래된 5월 거래 신고건수는 4512건으로 4월 거래의 절반 수준이다. 아직 실거래 신고 기간이 남은 만큼 향후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정책 불확실성도 변수다.


지난달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고 지난달 29일부터 실거주 유예 대상이 세입자 있는 매물 전체로 확대됐다. 7월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정책 강도를 얼마나 강하게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금리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인상 여부 자체보다 변동 속도와 변동성에 달려있다”며 “소폭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기조에서는 대출자들의 매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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