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나비효과에 부동산 ‘들썩’...“억대 성과급으로 집 산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5.29 07:37  수정 2026.05.29 07:37

용인 수지 아파트값, 올해 누적 8.16% 상승

화성 동탄·수원 영통 등 반도체 ‘셔세권’ 아파트값 상승세

역대급 성과급에 저리 사내 대출까지, 유동성 풍부

서울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전망도

ⓒAI 생성 이미지

반도체 업황 호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수도권 남부 부동산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액 성과급과 저금리 사내 대출 제도를 바탕으로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누적 기준 서울·경기 지역에서 아파트값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경기 용인 수지구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5월 넷째 주까지 용인 수지구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8.16%에 달했다. 이 밖에도 화성 동탄구(4.48%), 수원 영통구(4.73%), 성남 분당구(5.95%) 등 수도권 남부 주요 지역들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 남부 대표 반도체 벨트이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통근 셔틀버스 이용이 편리한 ‘셔세권’으로 꼽힌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억대 성과급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호황으로 내년 직원 1인당 성과급 규모가 최대 수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향후 10년간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고 사내 주택자금대출 제도를 운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사내 주택자금대출은 무주택 또는 기존주택 처분 후 새 주택을 매수하려는 임직원에게 연 1.5%로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 제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도 자유로워 매수 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직 성과급 지급 절차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선 이른바 ‘삼전·하이닉스 수요’가 감지되고 있단 설명이다.


동탄 한 공인중개사는 “연초부터 동탄 아파트값이 지난 2021년 고점 수준을 넘어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동탄은 규제지역에서도 벗어나 있어 거래가 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성과급 이슈로 매수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오히려 매물은 최근 줄어든 상황”이라며 “동탄역 롯데캐슬의 경우 22억대 매물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교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성과급이 지급되기 전이라서 거래가 많이 발생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도 “매수 문의가 들어 오고 있고, 광교도 수도권 남부에선 손꼽히는 도시이니 성과급 지급이 본격화되면 수요 이동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수도권 남부 주요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용인 수지구 ‘e편한세상 수지’ 전용면적 98㎡는 지난달 22일 17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9월 15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약 7개월 만에 2억2000만원 올랐다.


수원 영통구 광교신도시의 주상복합 단지인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129㎡는 이달 19일 3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최고가인 33억4000만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집값이 올랐단 설명이다.


화성 동탄구 대장 단지로 꼽히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도 지난달 24일 23억2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84㎡ 역시 이달 7일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수도권 남부 매수세가 향후 서울 상급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성남 분당구를 거쳐 서울 강동구·송파구 등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표영호 굿마이크 대표는 “최근 중개업소 얘기를 들어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동탄 등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 매수하려는 수요가 상당하단 분위기”라며 “다만 삼전, 하이닉스엔 사내커플도 많은데, 이런 커플들 사이에선 당장 동탄에 집을 사느니 1년 뒤 성과급을 더 받아서 바로 송파, 강남으로 가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대규모 성과급에, 삼성전자는 저리 사내 대출 혜택까지 맞물려 내 집 마련이나 자산 이동을 위한 실질적인 매수 여력이 커졌다”며 “직주근접 등 특성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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