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경성까지’…KAIST, 근대 미술 흐름 조망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5.22 09:37  수정 2026.05.22 09:37

파리 미술 컬렉션 ‘로댕 드 파리’

故 류경채 화백 기획전 ‘마음의 시’

제2~3전시실서 작품 38점 동시 전시

제3전시실 ‘로댕 드 파리’.ⓒKAIST미술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1900년 전후 프랑스 파리 미술이 한국 근대 미술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조망하는 특별전을 선보인다.


KAIST 미술관은 파리 미술 컬렉션전 ‘로댕 드 파리’(Rodin de Paris)와 故 류경채 화백 기획전 ‘마음의 시’(The Poetics of Emotion)를 동시 개최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1900년 전후 파리는 전 세계 예술가들이 모여 다양한 미술 사조가 충돌하고 실험되던 예술의 중심지였다. 이들은 출신 국적을 넘어 파리파로 통칭될 만큼 국제적 예술 공동체를 형성했다.


KAIST 미술관 제3전시실에서는 이러한 격변기에 제작된 작품들을 통해 서로 다른 조형 언어가 공존하던 당시 파리 미술계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 ‘기둥 곁의 아담을 위한 습작’,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기 ‘비둘기’, 마르크 샤갈의 판화 ‘노란 광대가 있는 서커스’ 등 KAIST 미술관이 기증받아 소장 중인 작품 포함 총 10점이 전시 중이다.


제2전시실에서 소개되는 류경채의 작품 세계는 이러한 파리 근대 미술 사조가 일본을 거쳐 한국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당시 일본은 파리의 최신 미술을 수용하고 있었으며 일제강점기 조선 화가들은 일본을 매개로 서구 미술을 접했다.


그러나 급진적 실험보다는 제도적 틀 안에서 점진적 변화를 모색해야 했던 시대적 한계도 존재했다.


류경채는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색채와 형태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통해 한국적 서정 추상의 흐름을 형성했다.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에는 한국 실정에 맞는 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를 집필하며 미술교육자로서도 선구적 역할을 했다.


제2전시실에는 KAIST 미술관이 기증받아 소장 중인 류경채의 작품 28점과 함께 당시 미술 교과서, 그가 수상한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대통령상장 원본 등 한국 근대 미술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유족의 협찬으로 전시돼 있다.


두 전시는 단순한 동시 개최를 넘어 ‘중심에서 발생한 예술적 혁신이 주변으로 어떻게 확산되고 변용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1900년 전후 파리의 전위예술(아방가르드)이 식민지 조선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절제되고 재구성됐는지를 보여주며 근대 미술을 단일한 흐름이 아닌 다층적 상호작용으로 바라보게 한다.


석현정 미술관장은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을 기증받아 기획한 전시 공간에서 세계와 한국의 예술 세계관을 함께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 미술 컬렉션전은 오는 10월 16일까지, 류경채 화백 기획전은 내년 2월 26일까지 일반에 무료로 공개된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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