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피해 보금자리론 택했지만…고금리 갇힌 실수요자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5.22 07:02  수정 2026.05.22 07:02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 보금자리론 수요쏠림 가속

서울·수도권 금리 5%, 정책금융 메리트 반감

당국, 정책대출 비중 축소…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내 집 마련을 위해 비교적 이자 부담이 덜한 보금자리론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보금자리론 금리 역시 연 5% 수준에 육박하면서 정책금융으로서의 메리트가 반감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뉴시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7%선을 위협하면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금자리론으로 발길을 돌린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연 5% 수준에 육박하면서 서민 주거 안정을 내세운 정책금융으로서의 메리트가 반감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은행채 5년물(고정형) 기준 주담대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연 4.43%~7.03% 정도다.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주담대 금리도 다시 7%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은 보금자리론으로 대거 몰리는 모양새다.


올 3월까지 집계된 보금자리론 공급액은 7조4100억원으로 1년 전(3조7550억원)보다 두 배가량 확대됐다.


올해 공급 목표치로 설정한 20조원의 37.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보금자리론 금리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단 점이다.


보금자리론 재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통해 충당한다.


HF는 시중은행이 내준 보금자리론을 사들인 뒤 이를 묶어 MBS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그 돈으로 보금자리론을 공급한다.


수요가 몰려 공급이 늘수록 재원 조달 부담이 커져 금리 인상 압력도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이달 기준 HF의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만기별로 연 4.60%~4.90%까지 올라섰다.


u-보금자리론과 t-보금자리론 금리는 각각 연 4.70%~5.00%다.


서울 및 수도권 규제지역에선 가산금리 0.1%포인트(p)가 붙어 5%대 금리를 감당해야 한다.


우대금리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 일반 맞벌이 부부가 아낌e보금자리론으로 30년 만기(연 4.80%), 3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할 때, 다달이 원리금 상환액은 약 160만원 수준이다.


월 소득의 상당 부분이 이자로 증발하는 셈이다.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한 사람의 월급을 고스란히 이자로 내야 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다.


정책대출 혜택을 기대했지만, 이제 시중은행 일부 혼합형(주기형) 주담대 금리 하단과 비교하면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 됐다.


금융당국이 앞으로 정책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30%에서 20%로 축소하겠단 방침을 밝히면서 수요 쏠림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 여지도 남았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주택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여기에 정책대출 금리가 시중은행 금리와 맞먹는 수준까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기댈 곳이 점점 사라진단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 테두리 안에 들어도 고금리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터라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본연의 취지가 옅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리 부담이 가중되면 실질 소비 여력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보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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