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도 시큰둥한 대부업권…새도약기금 참여 '반토막'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5.22 07:06  수정 2026.05.22 07:06

대부업체 상위사 '절반'만 참여…타업권 대비 저조

매입 대상 채권 중 30% 달하지만…낮은 매입가에 '냉담'

"매입가율 5%는 부담…가격 차이 커 정부와 의견 갈려"

"인센티브 효과 미미…매입채권추심 허가제 도입돼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장기 연체채권 정리를 위해 추진 중인 '새도약기금'에 대부업권의 참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업권이 대상 채권의 30%를 보유하고 있어 제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여기에 기금의 채권 매입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아 참여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새도약기금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업체는 상위 30개사 중 15곳으로 집계됐다.


은행·저축은행 등 타 업권 참여율이 90%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대부업권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장기 연체됐고 채무액이 5000만원 이하인 부실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금융 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정작 주요 장기 연체채권 보유 업권인 대부업계의 참여는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 올해 1월 기준 대부업권이 보유한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 채권 규모는 약 4조9000억원으로 전체 대상 채권 규모(16조4000억원)의 약 30%에 달한다.


정부는 대부업계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있지만 업계 반응은 냉담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낮은 채권 매입 가격이 꼽힌다.


통상 대부업체들은 장기 연체채권을 원금 대비 20~30% 수준에서 매각해왔지만, 새도약기금 매입가율은 약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채권 매각에 따른 손실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인센티브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과 진행된 논의 과정에서 대부업계는 우수대부업자 적용 범위를 매입추심업자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새도약기금으로 채권을 넘길 경우 담보 증권의 일시 상환 부담을 단계적으로 조정해달라는 의견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취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입장에선 참여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매입가율인 5% 수준으로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장기 연체채권은 원금 대비 20~30% 수준에서 거래돼 왔는데, 최소 10~15% 수준만 됐더라도 업계 분위기가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현재는 가격 차이가 너무 커 업계와 정부 간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는 참여해도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크지 않은 데다,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업권 이미지가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입장"이라며 "업체 자율적인 참여는 사실상 끝난 분위기다. 매입채권추심 허가제라도 도입해야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대부업권 참여 저조가 이어질 경우 새도약기금 실효성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기 연체채권 상당 부분을 보유한 대부업계가 빠질 경우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약차주 지원이라는 정책 목적과 업계 손실 부담 사이에서 적정 수준의 절충점을 찾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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