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 5000건 이상 급감
집값도 상승세…"세금 부담에 버티기 돌입"
서울 시내 아파트.ⓒ뉴시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이후 서울·경기 등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아파트 매물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세 중과에 따른 세금 부담 확대로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기보다 증여나 보유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진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양도세 중과 부활에도 매물 잠금은 없을 것이라던 정부의 장담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 수는 6만32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마지막인 이달 9일 대비 5268건 급감한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동구 아파트 매물이 3928건에서 3283건으로 16.4% 줄었다. 서초구는 8579건에서 7402건으로 13.7% 감소했고, 노원구도 4785건에서 4324건으로 9.6% 줄었다.
이어 마포구와 영등포구도 9.4%, 8.3% 각각 축소됐다.
경기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달 9일 기준 17만12건이였던 경기 아파트 매매 매물은 21일 기준 16만6143건으로 2.2% 감소했다.
이 기간 용인시 수지구에서는 매물이 11.9% 줄었고, 성남시 분당구와 화성시 동탄구 역시 각각 10.5%, 9.6% 줄었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집값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1% 상승했다. 이는 전주(0.28%)보다 0.03%포인트 높은 수치로, 올 1월 넷째 주(0.31%) 이후 16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0.4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대문구(0.46%), 관악구(0.45%), 강서·광진구(0.43%), 송파구(0.38%), 도봉구(0.37%), 구로구(0.33%) 등도 올랐다.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도 0.12% 상승했다. 특히 광명시(0.68%), 안양시 동안구(0.48%), 성남시 분당구(0.48%)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매물 잠김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서 양도세 중과 재개 후 우려되는 매물 잠김 현상에 대해 “국민주권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방식이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이재명 정부는 단순 부동산시장 안정 관점이 아니라 소득계층과 지역간 계층이동의 장벽 해소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통합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 하에 근본적인 제도개혁을 추진 중”이라며 “금융, 세제, 공급 등 경제적 유인 구조를 전면 재설계함으로써 부동산 불로소득에 기대는 경제구조에서 생산적 경제구조로의 대전환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증여를 하거나 매물을 회수하며 버티기에 나서면서 매물 잠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이미 중과가 시행된 만큼 서둘러 처분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서울 주택가격에 대한 시장 심리도 상당 기간 상승 쪽으로 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 유가, 환율 등 거시 불확실성이 실물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며 “이는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