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보다 주식”…‘머니무브’에 은행권 마통 리스크도 커진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5.19 07:01  수정 2026.05.19 07:01

반도체 슈퍼사이클·생산적 금융 맞물려

코스피 시총, 수도권 주택시총 뛰어넘을 듯

증시 변동성 확대…‘빚투’ 속 공포심리 확산

주가 하락 시 은행권 대규모 부실화 우려↑

미국의 이란 추가 공격 가능성 등이 부각되며 지난 18일 코스피는 장 초반 7100선까지 떨어지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연합뉴스

자산시장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수도권 주택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면서 증시로의 머니무브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단기간 가계 자산의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은행권에선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KRX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613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말 기준 수도권 주택 시가총액 잠정치(약 4914조원)를 24.8% 웃도는 수준이다.


2024년 말 당시 코스피 시총은 1963조원으로 수도권 주택 시총의 약 40%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및 생산적 금융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1년 5개월 사이에 4171조원가량 급증했다.


표면적으론 자본시장의 양적 성장이 이뤄진 듯 보이지만, 갈 곳 없는 유동성이 증시로 집중되면서 그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단 시각도 있다.


부동산은 담보가 확실하고 가치가 급락하지 않는단 특징이 있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당장 팔아 소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반면 주식은 부동산 대비 환금성이 뛰어나고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데 따른 변동성에 취약한 편이다.


가계대출 관리 명목으로 LTV(담보인정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이 높아지자, 투자수요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마통) 등을 활용해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움직임이 활발해진 셈이다.


지난 14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마통 포함) 잔액은 4월 말(104조3413억원) 대비 1.7% 늘어난 106조1523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들어 보름 만에 1조811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증시가 상승세를 탈 때는 문제가 없지만, 글로벌 대외 악재 등으로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에 묶인 자금들은 은행권의 뇌관이 된다.


최근 코스피는 8000을 돌파한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장초반 4% 넘게 급락해 7100선까지 밀려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가, 오후 들어 7500선까지 다시 올라섰다.


주식시장 과열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0선을 상회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확산하고 있단 의미다.


주가 하락으로 증권사의 강제 반대매매가 쏟아지면 투자자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은행 신용대출과 마통의 대규모 부실화로 이어지게 된다.


그동안은 증시가 위축되면 부동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상호 완충 역할을 했으나, 현재는 모든 자금이 증시로만 향한단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현재 서울 핵심지 일부를 제외하곤 부동산시장은 장기 침체 국면이다.


민간 분양 대금이나 대체투자 자금이 모두 증시로 쏠리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해소도 묘연한 상태다.


PF 구조조정 작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이나 지방 은행들의 연쇄 부실을 자극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주식 붐이 일었을 때와 달리 정부의 생산적 금융 유도 정책에 맞춰 부동산에 집중됐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가는 구조적 전환이 가시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실물 경기는 침체된 상황에서 자산시장만 과열되면 금융 시스템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은행에서 떠안아야 할 리스크의 질이 더 악화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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