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노조원 '손해배상' 검토
장기화에 기업가치 훼손 우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삼성전자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노사·노노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주주단체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주주 측은 총파업이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택 앞 집회를 예고했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이 강행될 경우 삼성전자 총주주 차원의 대응에 나설 것이며, 참여 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주단체가 행동에 나선 건 삼성전자 노사 갈등 장기화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노사 갈등의 쟁점은 성과급 지급 여부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상한제 폐지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중앙노동위원회 중재에도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법원은 최근 파업 중에도 반도체 생산시설 안전 유지 업무를 평상시 수준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삼성전자 측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지만, 노조는 총파업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민 대표는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오는 21일 오전 10시 이재용 회장 사택 앞 집회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노조 내부 균열까지 드러나고 있다.
성과급 확대 요구가 반도체(DS) 부문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비반도체(DX) 부문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졌다.
이에 따라 총파업을 앞두고 일부 조합원의 탈퇴 움직임까지 나타나며 노노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총파업이 실현될 경우 생산 차질, 실적,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이 중요한 시점에서 파업 장기화가 현실화될 경우 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도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달(5월 4~18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7거래일 상승, 3거래일 하락 마감했다.
지난 15일 노사 갈등 여파로 8.61% 급락했으나, 이날 3.88% 올라 하락분을 회복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대비 시가총액 프리미엄이 역사적 저점권까지 축소됐다"며 "최근 주가 격차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기대 차이뿐 아니라 삼성전자 파업 관련 불확실성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시장이 총파업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삼성전자 주가가 단순히 한 기업 문제가 아니라 국내 증시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준 시가총액 1648조6506억원으로 국내 증시 1위 기업이며, 주주 수만 약 500만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국민주'로 꼽힌다.
총파업에 따른 주가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개인투자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키움증권이 집계한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 규모(지난 13일 기준)는 3조587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빚내서 투자(빚투)'에 나선 개인투자자의 반대매매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파업 자체보다 실제 참여 규모와 지속 기간을 더 민감하게 보고 있다"며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투자심리 전반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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