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의 중독] 1020세대 마약사범 '심각'…중고물품 팔듯 온라인 거래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05.12 12:00  수정 2026.05.12 12:00

2015년 국내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수 23.2명…통상적 마약 청정국 기준인 20명 넘어서

10대 마약 사범, 2023년 1477명으로 역대 최다…"호기심에 접근하다 빠져드는 경우 많아"

법조계 "SNS 통해 손쉽게 마약 구매 가능해진 게 문제…공급책에겐 무관용 원칙 적용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대한민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젊은 층 마약 범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온라인 유통망 확대와 공급 증가가 맞물리며 마약 접근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서는 "(마약) 공급책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대입하되, 청소년 구매·투약자에게는 소년법 적용과 더불어 치료와 재활 연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4 마약류 범죄백서'에는 국내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수가 지난 2015년 이미 23.2명을 기록하며 통상적인 마약 청정국 기준인 20명을 넘어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증가세가 이어져 2023년에는 53.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4년에도 44.7명으로 여전히 청정국 기준선의 두 배를 웃돌았다.


2024년 한 해 동안 적발된 전체 마약 사범은 2만302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5년 1190명과 비교하면 약 19.3배 증가한 수치다. 전년 대비 전체 인원은 소폭 감소했지만, 연간 2만 명 이상이 적발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마약 범죄 규모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마약 밀수 적발량은 787㎏에 달했으며, 2025년에도 대형 밀수 사건이 이어지며 공급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약 범죄 특성상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노출 규모는 공식 통계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마약 사범 연령대가 낮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20대와 30대 마약 사범은 1만3996명으로 전체의 60.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20대는 35.5%, 30대는 25.3%로 젊은 층이 국내 마약 범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범죄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10대 마약 사범은 2022년 481명에서 2023년 1477명으로 급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649명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단순 투약을 넘어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이용한 전달·유통 과정에 가담하는 청소년 사례도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최근 20~30대는 물론 10대 청소년까지 던지기책인 이른바 마약 '드라퍼'로 가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드라퍼를 중점으로 집중 단속을 추진하겠다"며 "가상자산 추적도 병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의료용 마약류인 ADHD 치료제와 식욕억제제의 불법 유통도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ADHD 치료제와 '나비약'으로 불리는 펜터민 성분 식욕억제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10대의 의료용 마약류 처방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SNS나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를 대리 처방받거나 타인에게 판매·양도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현행법상 의료용 마약류의 무단 거래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젊은 층에 마약이 빠르게 확산하는 배경으로는 온라인 거래 환경 변화가 꼽힌다. 텔레그램과 다크웹 등 익명성이 높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접근 장벽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이 올해 1월 서울 자치경찰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마약류 사범 가운데 82.7%가 SNS를 통해 마약류에 처음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입 경로가 친구나 또래 집단인 경우가 4.9%로 뒤를 이었고, 동네 선배를 통한 경우가 2.5%, 조건만남 등 성인과의 접촉을 통한 유입은 2.5%로 나타났다. 유입 경로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사례는 7.4%였다. 해당 분석은 경찰청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마약 유입 경로' 항목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을 고려,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청소년 마약류 사범의 수사 기록을 직접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적발된 청소년 마약류 사범 81명이다.


법조계 전문가들 역시 청소년 마약 범죄 확산에는 구매의 비대면화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SNS를 통해 (마약을) 정말 손쉽게 구매 가능해진 게 문제 같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마약 수사를 소홀히 하며 너무 많이 퍼졌고, 가격도 싸지니 청소년이 호기심에 용돈으로 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교육처럼 더 어린 나이에 직접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청소년 마약 범죄 확산에는 구매의 비대면화와 익명성, 그리고 IT 기기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는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며 "대중매체를 통해 마약 관련 은어 등이 자주 노출되면서, 마약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마약이 뇌 과학적으로 어떤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지, SNS에서 마약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거절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SNS 내 마약 판매 키워드나 광고를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공급책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대입하되, 청소년 구매·투약자에게는 소년법 적용과 더불어 치료와 재활 연계가 필수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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