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속도, 유럽보다 빠르다"…안두릴, 美 무인무기 시장 함께 노린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5.07 16:45  수정 2026.05.07 16:45

HD현대·대한항공·현대로템과 공중·해양·지상 무인체계 협력 확대

"첫 논의부터 시제품까지 1년 이내"…한국 제조·실행력 높게 평가

한국 공급업체 글로벌 공급망 편입도 추진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두릴의 글로벌 전략과 한국 기업과의 협력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미국 방산테크 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가 한국 방산·조선·항공 기업과의 협력을 앞세워 미국과 동맹국 자율무인체계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안두릴은 한국 기업의 실행 속도와 제조 역량을 높게 평가하며 단순 국내 시장 진출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협력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의 협력 속도와 관련해 "유럽에서 경험한 어떤 사례보다 빠르다고 말할 수 있다"며 "첫 논의에서 시제품 인도까지 1년 이내에 가는 것은 방산업계에서 거의 들어본 적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함정 개념을 만들고 1년 안에 인도하는 것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라며 "한국 기업들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는 능력, 리스크를 감수하는 리더십이 세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안두릴은 2017년 설립된 미국 방산 기술 기업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래티스(Lattice)'를 중심으로 자율무기와 지휘통제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래티스는 다수의 센서와 무인체계를 연결해 상황 인지와 임무 수행을 지원하는 자율 임무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안두릴은 한국 기업을 단순 수요처나 판매 대행 파트너가 아닌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 파트너로 보고 있다. 쉼프 CEO는 협력사 선정 기준에 대해 각 산업 영역에서 세계적 전문성을 갖춘 기업, 대규모 생산 역량, 빠른 실행력, 안두릴의 자율 소프트웨어 기술과 상호 보완 가능한 역량을 꼽았다.


그는 "이 파트너십은 단지 한국 정부에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함께 더 넓은 시장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D현대와 추진 중인 무인수상정 협력을 언급하며 "미국 해군 시장에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양사 모두에 큰 기회"라고 설명했다.


HD현대는 안두릴의 해양 무인체계 핵심 파트너다. 양사는 무인수상정(USV) 개발에 이어 무인수중정·무인잠수정(UUV)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HD현대는 선박 설계·건조 역량을 맡고 안두릴은 자율 임무 소프트웨어와 센서·작전 체계를 제공하는 구조다.


존 킴 안두릴코리아 대표는 HD현대와의 협력에 대해 "처음으로 한국 방산 회사가 잘하면 미국 무기 시장을 뚫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해군 무인수상정 사업과 관련해 안두릴이 해당 사업을 확보할 경우 HD현대와 함께 내년 상당수 무인수상함을 제작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한항공과의 공중 무인체계 협력도 실증 단계에 들어섰다. 존 킴 대표는 대한항공이 제작한 항공기 3대에 안두릴의 래티스를 탑재해 최근 국내에서 실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의 협력은 향후 한국 공군의 소형 무인기 소요를 염두에 둔 선제 실증 성격이다. 다만 존 킴 대표는 "아직 방위사업청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두릴은 지상 무인체계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과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안두릴은 이날 오전 현대로템과 AI 기반 유·무인 복합(MUM-T) 통합 지휘통제체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안두릴의 래티스를 현대로템의 무인 플랫폼과 주요 지상 무기체계에 적용해 실시간 상황 인지와 자율 임무 수행 역량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한국 공급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편입도 추진된다. 쉼프 CEO는 "한국 공급업체들은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고 매우 경쟁력 있는 가격과 빠른 일정으로 생산할 수 있다"며 "한국에 상주하는 공급망 담당 인력을 두고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들을 안두릴 글로벌 공급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안두릴은 최근 전쟁 양상 변화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 배경으로 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치며 현대전은 고가 대형 플랫폼 중심에서 저비용·대량생산·자율무기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쉼프 CEO는 "현대전에서 소모되는 무기와 시스템의 양은 천문학적 수준"이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더 많은 탄약, 더 깊은 재고, 더 저렴한 무기, 더 빠른 생산 체계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화는 이제 시작 단계이며 앞으로 5~10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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