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잘 굴리나"…LG CNS, 로봇 운영시장 정조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5.07 13:46  수정 2026.05.07 13:47

이기종 로봇 학습·운영 통합 플랫폼 '피지컬웍스' 공개

"로봇 제조 안 한다"…현장 데이터·운영 경쟁력 강조

제조·물류 중심 시장 공략…"현장 도입 1~2개월로 단축"

LG CNS '피지컬웍스 포지'로 학습 마친 이족보행, 사족보행, 휠 타입, 자율주행로봇(AMR) 등 4종 로봇이 '피지컬웍스 바통'을 기반으로 물류 현장에서 자율협업하며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각각 유니트리, 딥로보틱스, 덱스메이트, 베어로보틱스 등 총 4종이다.ⓒ임채현 기자

로봇 산업의 경쟁 축이 바뀌고 있다. 인간처럼 더 자연스럽게 걷고 움직이는 하드웨어 경쟁에서, 실제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투입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LG CNS는 7일 공개한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PhysicalWorks)'를 통해 이런 변화에 맞춘 승부수를 던졌다. 로봇 제조 대신 학습·운영·관제 중심의 플랫폼 전략으로 제조·물류 현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LG CNS는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RX 미디어데이'를 열고 로봇 학습·운영 통합 플랫폼 브랜드 '피지컬웍스'를 공개했다. 핵심 플랫폼은 로봇 학습·검증 플랫폼 '피지컬웍스 포지'와 이기종 로봇 통합 운영 플랫폼 '피지컬웍스 바통'이다.


LG CNS '피지컬웍스 포지'로 학습 마친 이족보행, 사족보행, 휠 타입, 자율주행로봇(AMR) 등 4종 로봇이 '피지컬웍스 바통'을 기반으로 물류 현장에서 자율협업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LG CNS

이날 행사 직후에는 이족보행·사족보행·휠형·자율주행로봇(AMR)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로봇 4종이 사람의 원격 조종 없이 물류 현장에서 자율 협업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통상 입력된 값을 수행하는 로봇 시연과 달리 이날 공개된 시연은 전적으로 로봇의 지능과 판단 능력에 따라 자율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었다. LG CNS는 국내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로봇 산업은 이제 단순 자동화 설비를 넘어 실제 운영을 수행하는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며 "기업 경쟁력은 로봇을 얼마나 빠르게 현장에 적용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해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LG CNS는 이날 "앞으로도 로봇 하드웨어 제조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제조·물류 현장에 적합한 로봇을 외부에서 확보한 뒤, 산업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검증하고 상위 생산 시스템과 연결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도록 만드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로봇 상용화의 핵심 병목으로 '현장 데이터'를 꼽았다. 실제 제조·물류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고 학습시키느냐에 따라 로봇의 현장 적용 속도와 안정성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이준호 LG CNS 스마트물류·시티사업부장(전무)은 "기존 자동화가 정해진 동작 반복이었다면 이제는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지능형 자동화로 진화하고 있다. 누가 더 양질의 산업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하고 학습시키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특히 제조 현장 운영 경험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회사는 MES(제조실행시스템), ERP(전사적자원관리), WMS(창고관리시스템) 등 기존 생산 시스템과 로봇 운영 플랫폼을 연결해 실제 공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로봇 산업 경쟁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보행 성능이나 센서·모터 기술 등 하드웨어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 하드웨어 자체는 점차 범용화되는 반면, 현장 데이터 확보와 운영체계(OS), 생산 시스템 연동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LG CNS 역시 이날 반복적으로 '운영'과 '현장 데이터'를 강조했다. 특히 제조사별로 다른 로봇을 하나의 체계에서 연결·관제하고, 기존 생산 시스템과 연계해 실제 공장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로봇 사업이 아니라 제조·물류 현장을 AI 기반으로 통합 운영하는 '공장 운영 AI' 시장 선점 시도로 보는 분위기다.


피지컬웍스 바통의 운영 방식이 화면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 이는 제조사가 각각 다른 기종의 로봇을 통합 관제하는 플랫폼이다.ⓒ임채현 기자

구체적으로 이날 공개된 피지컬웍스 포지는 로봇 데이터 수집·가공·학습·검증·현장 적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존 수개월씩 걸리던 산업용 로봇 현장 투입 기간을 1~2개월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피지컬웍스 바통은 제조사가 서로 다른 이기종 로봇을 통합 관제하는 플랫폼이다. LG CNS는 100대 규모 로봇 운영 환경 기준 생산성을 약 15% 높이고 운영비는 최대 18%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CNS는 현재 전자·전지·조선·물류 등 분야를 중심으로 약 20건의 개념검증(Po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산업별 특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단순 로봇 시연이 아니라 '공장 운영 AI' 시장 선점 선언으로 보는 분위기다. 로봇 하드웨어가 점차 범용화될수록 실제 산업 현장 운영과 데이터·통합 시스템 역량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LG CNS는 향후 로봇 제조사 수는 크게 늘어날 수 있지만,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연결·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한 관계자는 "로봇 제조사는 다양해질 수 있지만 이를 현장에 통합 적용하고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는 점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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