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SPC 모델' 주목…국제 보고서로 확산
사회적가치연구원·SEWF 공동 보고서 발간
ⓒSK사회적가치연구원
한국 사회적경제가 정부와 민간, 시장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생태계 모델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 SK의 비영리 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제시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가 대표적이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공동 보고서를 통해 한국 사례를 분석하며 확산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글로벌 사회적기업 네트워크인 SEWF(사회적기업월드포럼)과 공동으로 한국 사회적경제 발전 과정을 정리한 보고서 ‘하이브리드 생태계의 설계: 한국의 경험과 국제 교훈)’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SK그룹이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과 보상 제도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 사례를 국제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적용 가능한 참고 모델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회적경제는 시민사회 중심 활동에서 출발해 제도화를 거치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이후 인증제와 공공조달, 재정 지원 등이 결합되면서 단기간에 제도 기반을 갖췄다. 최근에는 정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과 시장 참여가 확대되며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책과 시장, 시민사회가 동시에 작동하는 형태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이를 완성된 체계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실험적 구조로 규정하며, 고도화된 경제 환경에서도 사회적경제가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했다.
대표 사례로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가 제시됐다. 지난 2015년 SK그룹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도입한 SPC는 사회적 성과를 금액으로 환산해 보상하는 방식으로, 기존 보조금 중심 지원과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장은 2009년 사회적 기업의 가능성에 주목한 뒤 SK 차원의 사회적기업 육성안과 사업단 출범을 이끌었고, 2013년 세계경제포럼 다보스포럼에서는 사회문제 해결 성과에 경제적 보상을 부여하는 SPC 개념을 처음 제안한 바 있다. 이후 2015년부터는 한국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시작해 이 가설을 검증해 왔다.
보고서는 해당 구조가 사회적 가치와 재무 성과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고 분석했다. 또 SPC 모델의 가장 큰 성과로 ‘임팩트 루프(Impact Loop)’의 실증을 꼽았다. 실제 적용 사례에서도 일정 수준 효과가 확인됐다.
AI 기반 리싸이클링 로봇을 통해 자원 순환 시스템을 혁신한 ‘수퍼빈’은 6년간의 참여를 통해 약 7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약 16억원의 SPC 인센티브를 수령했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자원 재활용을 통해 환경·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컴윈’은 9년간의 지속 참여를 통해 총 약 116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약 16억원의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사업 확장과 고용 유지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형의 사회적 가치까지 정량화해 운영 안정성을 확보한 ‘토닥토닥 협동조합’의 사례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한국 모델의 특징을 해외와 비교해 설명했다. 캐나다 퀘벡과 영국 스코틀랜드 등 기존 사회적경제 선도 지역과 달리, 한국은 정책 주도와 민간 참여가 결합된 구조를 보인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제시됐다. 기업이 단순 후원을 넘어 사업 설계 단계에 참여하는 방식과 성과 기반 보상 체계는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구조는 자금 조달과 확장성 문제를 겪는 해외 사회적경제 모델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한국 사례가 글로벌 차원에서 활용 가능한 정책·금융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국제 협력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는 SEWF가 주관하고 사회적가치연구원이 협력하는 ‘제1회 SEWF 에코시스템 리더십 익스체인지’가 개최된다. 글로벌 정책 관계자와 사회적 금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국제 행사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정몽구재단과 MYSC,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해 사례 공유와 정책 적용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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