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등 유족, 6회 연부연납 끝에 전액 납부
작년 국가 상속세 총 세수 8조2000억원보다 많아
의료 기부 1조·미술품 기증 2.3만점 등 사회환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1월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과 함께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이날 이 회장 아들 이지호 씨가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총수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 12조원을 완납했다. 2021년 상속세 신고 이후 5년에 걸쳐 진행된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납부가 마무리되면서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들이 5년간 6회에 걸쳐 총 1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전액 완납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납부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2020년 별세 당시 남긴 약 26조원 규모의 유산에 대해 부과된 상속세 12조원을 모두 청산한 것이다. 유족별 부담액은 홍라희 명예관장이 3조1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재용 회장(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2조6000억원), 이서현 사장(2조4000억원) 순이었다.
재원 확보 방식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수성 전략’이 돋보였다. 홍 명예관장과 두 사장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 자금을 마련한 것과 달리, 이 회장은 핵심 지분을 유지했다. 대신 배당금과 개인 신용대출 등을 활용해 2조9000억원을 조달하며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를 견고히 지켜냈다. 상속 과정에서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은 17.48%에서 22.01%로, 삼성생명 지분은 0.06%에서 10.44%로 확대됐다.
삼성 유족들이 납부한 상속세 12조원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는 2024년 국가가 거둬들인 상속세 총 세수(8조2000억원)보다 약 50%나 많은 금액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압도적인 액수다.
지난 2020년 10월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유족들은 2021년 4월 상속세를 신고하며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매년 수조 원의 상속세를 납부해 왔고, 이번 마지막 납부를 통해 법적 의무를 완수했다. 12조원 규모의 재원은 복지와 보건, 사회 인프라 구축 등 국가 재정으로 유입돼 국민 편익 증진에 기여하게 됐다.
삼성 유족들은 상속세 납부와 함께 이건희 선대회장의 ‘인류사회 공헌 철학’을 계승한 대규모 사회환원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먼저 감염병 극복을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에 기부한 7000억원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 한국 최초의 감염병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병원’이 건립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아암 및 희귀질환 어린이들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기부한 3000억원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2만8000여명의 환아들에게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며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유족들이 국가에 기증한 2만3000여점의 미술품,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은 대한민국 문화 자산을 풍성하게 함은 물론, 민간 외교의 선봉장 역할도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을 총 35회 개최해 누적 관람객 350만명을 기록하며 한국 미술 전시 사상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이어 작년 11월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시작된 해외 순회전 전시에는 약 8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이는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이 최근 5년간 개최한 특별전 중 최다 관람객 기록이다.
올해 1월 갈라 디너에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참석해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한국 문화의 품격을 알리기도 했다. 당시 행사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포함한 미국의 정·관계, 재계, 문화계 인사 약 250명이 참석한 바 있다. ‘이건희 컬렉션’은 현재 시카고 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며 오는 10월에는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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