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비거주 1주택자 차례”…장특공제 수술로 칼날 겨누나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5.07 07:36  수정 2026.05.07 07:36

비거주 1주택자 83만명…매물 출회 유도 계속

‘투기성’ 판단 관건

“문서 위조 등 부작용·편법 나올 것”

ⓒ뉴시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제 중과 재개 이후에도 수도권 부동산 시장 불안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시장 관리 기조를 실수요 중심으로 이어가고 있다.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손질로 지속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해 시장 안정을 이어가겠단 행보에 무게가 쏠린다.


다만 시장에선 장기적으로 매물 감소와 임대차 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공급 급한데”…믿을 구석은 ‘비거주’ 1주택자?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X(엑스·옛 트위터)에 전문가와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집값 하락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곡 불법시설 정비, 주식시장 정상회복처럼 대한민국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며 “부동산 정상화 역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반드시 해야 할 국가 핵심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는 상반기 시장 흐름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대한 평가로 읽힌다. 정부는 오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마련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기존 주택 매물이 대거 쏟아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매도 물량을 무주택자가 소화하며 투자에서 거주로 수요 전환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2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다주택자 매도 물건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월 평균 다주택자 매도물량 1577건 중 무주택자 매수 비율은 56.1%였는데 올해 3월에는 2087건 중 73.0%에 달하는 1523건이 무주택자 매수 사례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하반기에도 이어가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투기 성향이 짙은 비거주 1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해 실수요자 중심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024년 주택소유통계를 살펴보면, 서울 전체 237만6773가구 중 약 83만가구가 서울 내 다른 구에 거주하거나 서울 외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해당 매물들이 시장에 공급될 경우 올해 상반기 다주택자 매물 출회에 따른 집값 상승세 둔화 효과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장기간 보유하면 최대 40% 공제…장특공제 손질 가능성


현재 가장 무게가 실리는 것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이다. 보유의 혜택을 줄이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오래 보유하고, 거주한 만큼 양도소득세를 일정 수준 공제해주는 제도다. 1주택자라면 보유와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40%씩 총 80%까지 공제 가능하다.


여당과 정부는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유지 중이나, 부동산을 장기 보유했다는 이유 만으로 차익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의식을 드러내왔다는 점에서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율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식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부동산 시장 전망 브리핑에서 보유 공제율이 최대 40%인 점에 대해 “실거주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는 데 맞느냐는 고민이 필요한 정도”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비거주 1주택자 규제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은 어디까지를 ‘투기성 수요’로 볼 것인지에 쏠릴 전망이다.


자녀 교육이나 직장,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상황까지 규제할 경우 정책 반발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투기 목적 보유와 실수요성 비거주를 얼마나 세밀하게 구분해낼 수 있을 지가 핵심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시장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 공급 감소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사례별로 투기성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아 시장 혼란을 부추길 가능성도 크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금 부담이 커진다고 집을 팔겠나”라며 “세입자를 내보내고 집주인들이 거주하거나 증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투기성 비거주 상황을 가려낸다고 하지만, 이를 피해가기 위한 편법이 나올 것”이라며 “투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문서 위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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