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리스크'에 흔들리는 한미 안보 공조…지선 앞 보수층 결집 자극하나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4.29 04:00  수정 2026.04.29 04:00

여권 "공개 정보" 방어 속 '주권국가' 강조

쿠팡까지 겹친 현안…수습 나선 외교라인

정보위 무산에 해임 압박…野, 책임론 고삐

지선 앞 안보 쟁점화…민주당은 확산 경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제한 논란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 외교안보 라인은 수습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쿠팡 문제까지 겹친 한미 현안을 대미 외교 실패로 보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공세를 선거용 안보몰이라 받아치는 가운데, 한미동맹 균열론은 지선 정국의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은 표면적으로는 정 장관의 논란 발언이 공개 자료에 근거했다는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정 장관 발언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정보 교류 받은 것을 유출한 건 아니라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여권의 메시지는 단순한 해명에만 머물지는 않고 있다. '동맹 위기' 프레임에 직접 대응하기보다, '주권국가'를 강조하는 방식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위기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통적 우방과의 협력 또한 당연히 발전시켜야 한다"며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자세로 우방들과 진정한 우정을 쌓는 외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국방'을 강조하면서는 "왜 이게 자꾸 우리가 외국 군대가 없으면 마치 자체 방위가 어려운 것 같은 그런 불안감을 갖는가"라며 "국가는 국가 스스로 지켜야지 왜 의존을 하느냐"고 말했다.


쿠팡 문제를 둘러싼 범여권의 대응 역시 이같은 흐름과 맞물려 있다.


앞서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54명은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보냈다. 미국 정치권이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규제 문제를 비판하는 가운데, 이 사안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민감한 한미 안보 분야 협의와도 맞물려 거론되고 있다. 당초 통상·사법 이슈로 시작된 쿠팡 문제가 미 의회의 문제 제기를 거치며 안보 협력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소속 범여권 의원 90명은 미국 정치권의 쿠팡 관련 문제 제기를 "대한민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로 규정하고 항의서한 전달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주권 국가의 고유 권한"이라며 "더욱이 안보 협력과 같은 국가 핵심 의제를 기업인 보호와 맞바꾸려는 시도는 동맹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여권은 대미 메시지의 수위를 높여 주권 원칙을 부각하면서도, 이를 한미동맹 균열론으로 확장하려는 국민의힘의 안보 공세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 정보위에서 한미 정보 협력 차질 여부를 따져 묻기로 했으나, 민주당 의원들과 이종석 국정원장이 불참하면서 현안질의는 무산됐다. 국민의힘 소속 정보위원들은 이를 '안보 책임 회피'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정보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 수습의 시작은 정 장관 해임"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정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물밑에서는 한미 관계 이상 기류가 더 번지지 않도록 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분주히 가동되는 모습이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전날 일시 귀국해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미 간 주요 현안의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강 대사와 조 장관은 쿠팡 문제의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미국 내 분위기와 한미 간 상황 관리 필요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우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도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비서관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한미 안보 분야 후속 협상을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인사다.


문제는 이같은 외교안보 현안이 지선 국면에서 단순 논쟁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외교안보 이슈는 쟁점화되면 전국 단위로 확산되는 속도가 빠른 데다, 접경지와 영남 등 보수층 결집력이 강한 지역에서는 '안보 불안' '동맹 균열' 프레임이 여권 후보의 지역 공약보다 더 큰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정 장관 논란을 단순한 장관 발언 문제가 아니라 한미 관계와 안보 책임론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외교 실책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여권의 대미 현안 관리 능력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소재가 됐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한미 관계 악화를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속에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면서도 해임건의안이 본회의 표결 없이 폐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0석 거대여당이 뭐가 두려워서 해임건의안을 표결도 못하느냐"며 "정 장관 발언이 한미 양국 간 갈등의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은 청와대 안보실장이 공식 인정한 팩트"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를 외교·안보의 선거 전략화로 규정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앞서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선거전략이 '미국'입니까"라며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교안보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선거전략으로 끌어다 쓰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국익을 훼손하는 매국 행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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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운여행자
    진작 없애야 할 부서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인간을 앉힌 당연한 결과.
    2026.04.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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