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납품업체에 마진 부담 전가…공정위 과징금 22억원 부과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2.26 12:01  수정 2026.02.26 12:02

PPM 실적 미달 시 납품 중단 암시

GM 목표치 점검…광고비 등 전가

직매입 거래 대금 2809억 지연 지급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목표 마진 달성을 위해 입점 납품업자에게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 등을 요구한 쿠팡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1억8500만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PPM(순수상품판매이익률)과 GM(매출총이익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납품 중단을 암시하거나 광고비, 쿠팡 체험단 프로그램 수수료 등을 전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직매입 거래에서 발생한 상품대금 역시 법정기한을 넘겨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제재는 지난 2021년 4월 직매입 상품대금 법정지급기한 조항이 도입된 이후 법정지급기한 위반을 이유로 제재한 첫 사례다.



PPM·GM 목표 미달 시 납품업체에 부담 전가


26일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납품업자와 협의해 PPM 목표치를 정하고, PPM 목표치·실적치를 수시로 확인했다.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납품업자와 납품가격 인하를 협의하거나 인하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상품 발주를 중단·축소하거나 이를 암시·예고하는 방식으로 납품업자를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GM 목표도 별도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광고비 등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은 GM 목표치와 실적치를 점검해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광고비, 쿠팡 체험단 프로그램 수수료, 프리미엄 데이터 수수료 등의 부담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상품 발주 중단이나 축소를 암시·예고해 납품업자를 압박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직매입 거래에서 발생한 상품대금도 법정기한을 넘겨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쿠팡은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만5715개 납품업자와의 50만8752건의 직매입 거래에 따른 상품대금 2809억3487만원을 상품수령일부터 60일이 되는 날을 기준으로 최소 1일부터 최대 233일까지 초과·지급했다.


또 법정지급기한을 초과한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연리 15.5%) 8억5328만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쿠팡체험단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쿠팡은 2020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납품업자 총 6743개와 쿠팡체험단 프로그램 3만4514건을 진행하면서 이 중 2970개의 납품업자가 진행한 8899건의 쿠팡체험단에서 고객체험단으로 선정된 고객이 실제로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 소진되지 않은 상품이 발생했음에도 소진되지 않은 상품 2만4986개에 해당하는 상품비용 5억3679만원을 납품업자에게 반환하지 않았다.



공정위, 대규모유통업법상 우월적 지위 남용…불공정 행위 판단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공정위는 PPM 목표 합의·달성을 위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행위와 쿠팡체험단 미소진 상품비용 미반환 행위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0호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GM 목표 달성을 위한 광고비 등 요구행위는 제15조(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금지), 상품대금 지연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은 제8조(상품판매대금 등의 지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유통업자가 상품 소유권을 자신에게 이전시켜 판매가격 결정권과 높은 이익을 취하는 대가로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과 재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직매입거래의 본질임에도, 쿠팡이 최저가 매칭에 따른 마진 감소 위험을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등 요구를 통해 납품업자에게 전가한 행위가 직매입거래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법한 행위임을 분명히 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온라인쇼핑 시장 1위 사업자인 쿠팡이 이익률 유지를 위해 납품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비협조적인 경우 발주 중단·축소 등 보복성 수단으로 납품업자를 압박하는 마진 관리방식 등을 시정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재발 방지와 온라인쇼핑 시장의 유사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법정지급기한의 기점이 되는 ‘상품수령일’은 ‘상품 인도일’을 의미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령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유통업자의 자의적인 검사 지연 등에 따른 대금지급 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는 2만5000여 납품업자와의 직매입거래에서 발생한 지연이자 미지급액 약 8억5000만원과 2900여 납품업자에게 반환하지 않은 미소진 쿠팡체험단 상품 비용 약 5억3000만원에 대해서도 해당 납품업자에게 지체없이 지급·반환하도록 했다.


불공정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은 납품업자에게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매입 거래의 위험과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는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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