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처분 나선 靑 참모진…고강도 발언 여파?
"똘똘한 한 채? 주거용 아니면 안하는 게 이익일 것"
경기지사 당시 사용했던 매도 유도책 사용할지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강훈식 비서실장. ⓒ연합뉴스
오는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해 '매도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연일 내놓으면서, 그 압박이 청와대 참모진에게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정작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진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매도 지침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다주택 참모들을 상대로 별도의 매도 지시나 권고는 없었다"며 "개인 자산 처분 문제는 기본적으로 개인 판단의 영역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인사상 불이익 방침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56명 가운데 12명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참모들이 이미 주택을 매물로 내놓거나 처분 절차에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부모가 거주 중인 경기 용인 소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호 춘추관장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다세대주택 6채를 일찌감치 처분 대상으로 올려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문진영 사회수석과 조성주 인사수석 역시 보유 주택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다주택자 처분 기조에 맞춰 참모진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언론 기사를 소개한 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다가오며 고가 1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과 관련해 실거주를 위한 것이 아닌 자산 증식을 위한 매수는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고 적었다.
투자 수요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쏠리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집값 안정 기조를 재차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에 대해 정부가 물러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발신한 셈이라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개 발언과 회의 자리에서 다주택 보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거듭 드러내며 사실상 처분을 권고하는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실수요 중심의 주택 시장 재편과 투기 수요 차단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여권 내부에서도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책 기조가 분명한 상황에서 참모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명시적 지시가 없더라도 자발적 정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의 전례도 다시 거론된다. 당시 경기도는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들에게 주택 처분을 권고하고, 이를 인사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매각을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않았지만, 승진이나 주요 보직 배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사실상 매도를 유도했다. 그 결과 상당수 공무원이 보유 주택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신뢰성과 메시지 일관성 측면에서 볼 때 참모진의 다주택 보유가 계속 논란이 될 경우 추가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다주택 처분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참모진이 예외로 비칠 경우 정책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자율 형식을 띠더라도 일정한 정리 수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