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 없다지만 '신경전' 분출
'정청래 흔들면 내란' 발언까지 등장
최고위원 보선, 사실상 '계파 전초전'
지방선거 앞두고 갈등 고조 관측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도부는 계파가 없다며 누르고 있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에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계파 갈등이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26일 당대표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정청래 체제'에서 추진된 이른바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 현황과 향후 방향성 설명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논란이 불거진 '당정 엇박자' '계파 갈등' 등 민감한 사안에도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갈등설에 대해선 정 대표의 조기 중재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초 지도부는 '명청대전'으로 불리는 계파 갈등 양상에 대해 "민주당에는 친명만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계파 간 신경전이 표출되면서 사실상 지도부는 존재하는 갈등을 억누르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은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탓에 외부에 표출되지 않았지만,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등가성을 맞추는 '1인 1표제' 관련 당헌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 조금씩 드러났다. 당내 일부에선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신속하게 추진되는 절차를 문제 삼았지만, 결국 강행됐고 끝내 부결에 이르자 정 대표 리더십 문제가 대두됐다. 당내에선 현재 갈등이 계파전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정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가 당의 개혁 과제 추진으로 가려지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정청래 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인 1표제'의 경우 이 대통령의 '7박 10일' 순방 도중에 추진되면서, 당시 이언주 최고위원은 "대통령 순방 중 이렇게 이의가 많은 안건을 밀어붙여 당원들을 분열시킬 필요가 있느냐"라면서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문제는 그동안 정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한계치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 당 지도부가 계파 갈등이 없다는 식으로 누르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단순히 문제가 없다고 누르는 것보다 당 운영 방식에 대해 지적이 나오면 목소리를 들어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부 최고위원 후보는 오히려 갈등을 키우는 상황인데, 계속 갈등이 없다고 누르는 것은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 중인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계파 갈등, 나아가 정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한 이견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초 이번 보선이 계파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실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나왔다.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 전 친청계로 분류되는 문정복 의원이 친명계인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을 비난해 한 차례 계파 갈등 논란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논란 확산 우려에 후보 간 신경전이 최소화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첫 합동연설회를 기점으로 충돌은 가시화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친청계인 이성윤 의원은 합동연설회에서 "정 대표와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면서도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는 내란 세력과도 같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여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인사를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친명계를 동일 선상에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에 문 의원의 "천둥벌거숭이(유 위원장)한테 언제까지 당이 끌려다닐 거냐" 논란 이후의 발언인 탓에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당장 유 위원장은 이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말로는 원팀, 친명은 하나라고 외쳤지만 실제로는 당원들을 내란세력이라고 규정하며 갈라치기하는 것은 위선"이라면서 "친청을 자임하면서 막말을 일삼는 분들이 당권을 잡았을 경우 일어날 비극이 눈에 선하다"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유 위원장 등 친명계가 지도부를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닌, 당과 이 대통령을 이간질 하는 세력을 가리킨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그는 지난 25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유 위원장의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당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당과 이 대통령이 적대시하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사실을 왜곡해 이간질하는 세력을 가리킨 것이며, 비판 세력의 맹목적 이간질은 당을 병들게 한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선 현재 정청래 체제가 '이재명 대표 체제' 당시 불거진 '친명과 비명(비이재명)' 갈등처럼 계파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과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던 계파 갈등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일단락됐지만, 이 갈등이 고조된 배경엔 공천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친청계 입장에선 오는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주도권을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하지만, 친명계의 불신이 큰 상황이다. 유 위원장이 '친청의 당권 장악'을 우려한 것도 공천 불이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보니, 현재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지방선거를 둘러싼 계파 간 권력투쟁 전초전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이는 결국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 계파 갈등은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드러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단순히 최고위원이 선출된다는 의미보다는 지방선거 나아가 총선까지 권력을 누가 가져가는지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누가 당 주도권을 가지고 공천권을 행사할지를 두고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