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삼천리 부지 개발·청량리 대개조…미래도시 변화 보여드릴 것" [구청장 열전 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11.21 06:00  수정 2025.11.21 07:28

"4N CITY 비전 아래 각 권역이 가진 자원 특화시키고, 하나의 유기적 도시로 연결"

"삼천리 연탄공장 부지, 신이문역 종합개발과 연계해 최적의 방향 찾을 계획"

"경원선 지하화되면 상부에 상업·문화·물류·교통 결합한 행정문화복합타운 조성"

"전통시장 현대화와 3개 대학 잇는 먹거리·문화 벨트 조성해 신규 상권 창출해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구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삼천리 연탄공장 부지는 한때 생활 연료 산업의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곳이기도 하지만 1968년 연탄공장이 들어선 이후 오랜 기간 주민 불편이 이어져 온 지역이기도 하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12월 해당 부지를 매입한데 이어 '삼천리 연탄공장 부지 복합개발' 사업이 국토부 신성장거점 신속추진사업 대상으로 최종 선정되며 주민들의 숙원 해결에 큰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낙후된 청량리역 일대 개선, 3개의 대학(경희대, 시립대, 한국외대)이 몰려 있는 상권 조성 방안 등 쌓여 있는 현안도 적지 않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행복을 여는 동대문구'라는 구정 목표 아래에 '4N CITY'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동대문구의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1959년 경기 여주에서 태어난 이 구청장은 경복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대 정책과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가정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제17대 대통령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실무위원, 여의도 연구원 아젠다 위원장, 국민통합연대(시민단체) 사무부총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동대문구청장으로 당선됐다. 당적은 국민의힘이다.


지난 19일 데일리안은 이 구청장을 만나 그의 구정 운영 철학과 동대문구의 향후 비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다음은 데일리안과 이 구청장 간 일문일답.


-동대문구의 도시 비전인 '4N CITY'는 정확히 무슨 뜻인가.


"'4N CITY'는 '나이스(Nice)·나우(Now)·뉴(New)·넥스트(Next)'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우선 '나이스'와 '나우'는 살기 좋은 도시 동대문을 만드는 개념이다. 걷기 좋은 도시, 탄소중립 도시, 스마트 도시를 목표로 다섯 개 권역을 설정해 전통시장·교육지구·수변문화지구·청년창업지구·패션봉제지구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균형 발전을 세웠다. 각 권역이 가진 자원을 특화시키고, 구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 도시로 연결하는 작업이다.


'뉴'는 변화와 혁신이다. 교육·문화·동행·미래도시를 키워드로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 도시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마지막 '넥스트'는 글로벌 미래 도시로의 도약이다. 청량리역 일대 공간 혁신 조성, 9개 전통시장을 '나인보우 마켓'으로 재편하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엔진을 구축하려 한다. 결국 4N CITY는 사람 중심 미래도시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구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동대문을 바꾸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여전히 부족한 것이 거리 가게 정비다. 주민 불편이 큰 상황이다. 보행 환경을 개선해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야만 도시가 미래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걷기 좋은 도시야말로 미래 도시의 핵심이며, 동대문구의 전체 도시 정책이 이 방향성과 연결돼 있다."


-시립도서관 유치가 확정되며 전농동 학교 부지 문제가 해결됐다. 삼천리연탄 공장 이전으로 확보된 부지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당초에는 멋진 체육관을 구상했지만, 신이문역 일대가 '신성장 거점 신속 추진사업'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래서 공장 부지를 그 구역과 통합 개발할 경우 더 큰 시설을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분간은 가설 건물 형태의 실내 체육시설 등을 고민하고 있으나 예산이 부족해 구체적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향후 신이문역 종합개발과 연계해 최적의 방향을 찾을 계획이다.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시설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검토한 후 추진할 것이다."


-청량리역 일대 대개조 프로젝트인 '청량 개벽' 진행 상황은 어떤가.


"현재 진행된 사업은 아직 없다. 하지만 서울시 용역이 진행 중이며 국토부가 공간 혁신구역 선도사업으로 지정한 만큼 방향성은 잡히고 있다. 2029~2030년 GTX-B·C 등 총 12개 철도 노선이 들어오면 본격적인 윤곽이 나올 것 같다. 동대문구는 청량리역 광장을 정비하고, 주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문화전시물을 철거해 광장다운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여기에 더해 경원선 지하화가 확정되면 철로 상부 공간을 상업·문화·물류·교통이 결합한 행정문화복합타운을 만들 계획이다. 왕산로 '빛의 거리' 프로젝트도 설계가 완료돼 조만간 공사에 들어간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구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GTX 개통 후 청량리는 서울 최대의 교통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구청장이 구상하는 핵심 축은 무엇인가.


"도시는 결국 '연결'이다. 동대문구에 있는 전통시장을 글로벌 톱5 시장으로 성장시키고, 경희대 앞 '회기랑길'을 청년 문화거점으로 조성하려고 한다. 또 새로 들어올 시립도서관은 세대 융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며, 이 축들이 연결되면 동대문은 문화도시·걷기 좋은 도시·성장 거점 도시 등 미래 도시로서의 기본 틀을 갖추게 될 것이다."


-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 유명 대학 3곳이 있어 젊은 인구가 많은데, 상권이 기대만큼 활력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전통시장은 오히려 이전보다 많이 회복됐다. 서울시 자료 기준으로 2년간 매출이 74% 증가했고, 주말 방문객은 하루 10만 명에 달한다. 다만, 원래 이 지역은 전통시장 외에는 뚜렷한 상권이 없었다. 그래서 사업 방향도 '상권 회복'이 아니라 '신규 상권 창출'이다. 나인보우 마켓 등 전통시장 현대화, 회기역·경희대·시립대·외대 축을 잇는 젊은 먹거리·문화 벨트 조성 등으로 새 상권을 만들어야 한다. 청량리역에 12개 철도 노선이 들어오면 하루 수십만명이 지나갈 텐데, 얼마나 동대문으로 끌어오느냐가 우리의 핵심 과제다."


-보라색 점퍼를 늘 착용하는데 의미가 있나.


"전임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 파란색을 많이 썼다. 그런데 행정기관이 특정 정당 색을 상징색으로 쓰는 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빨간색도 마찬가지였다. 두 색을 섞으니 보라색이 됐다. 보라색은 확장성과 혁신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처음엔 여야 모두 공격했지만 결국 '잘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행정은 이념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 이념은 사라지고, 남는 건 주민뿐이다."


-임기 내 꼭 해결하고 싶었지만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


"솔직히 없다. 하고 싶었던 일은 대부분 해냈고 성과도 나왔다. 이제는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 좋은 도시, 교육 도시, 문화 도시라는 세 축을 완성하면 동대문은 완전한 미래 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시립도서관이 들어오면 전시·공연·가족 문화공간까지 결합해 생활·문화 패턴 자체가 바뀔 거다. 교육 혁신 도시로서 가장 모범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처음엔 민원이 '불만 접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진짜 구민의 목소리라는 걸 깨달았다. 한 사람의 요구가 아니라 구민 전체의 의견인 것이다. 동대문이 미래 도시로 가기 위해선 성장 엔진이 꺼지지 않아야 한다. 교육·문화·걷기 좋은 도시가 완성되면 서울에서 '구도심을 미래 도시로 탈바꿈한 대표 사례'가 동대문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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