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경기 일대 규제지역…‘갭투자’ 차단
범여권, ‘임대차 3년+갱신 2회’ 임대차법 발의
앞으로 입주절벽 본격화…전셋값 뛰고 월세화 가속도
수급불균형 심화에 서민 주거안정 무색…무주택자만 ‘고통’
ⓒ뉴시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수요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임대차시장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임차인이 최대 9년까지 한 집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규제 강화 상황에서 법안마저 통과되면 가파른 월세화와 전셋값 폭등 등 임대차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거란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무소속 의원 10명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 2년인 임대차 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 1회인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횟수를 2회로 확대해 세입자가 최장 9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임차인 주거 안정성을 높이겠단 취지다.
또 보증금은 주택가격의 70%를 초과할 수 없고 임대인의 재정 정보공개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임대인이 주택을 양도하더라도 임차인 이의 제기가 있을 경우, 기존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 책임을 지게 된다.
임차인 권리 발생 시점은 ‘다음날 0시’에서 ‘당일 0시’로 앞당겨지고 보증금 미반환 시 임차인이 직접 경매를 청구할 수 있는 경매청구권 신설 조항도 포함됐다.
범여권이 마련한 ‘전세 9년’ 법안에 10·15 부동산 대책까지 맞물리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자들의 불안감은 배가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분당·광명 등 수도권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일대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이면서 사실상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차단됐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입주 절벽에 따른 전세난이 심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무리한 정책 추진과 제도 개편으로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323가구로 지난해 하반기 16만3977가구 대비 약 40% 가량 줄었다.
월세화도 빠른 속도로 추진 중이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물량은 2만2241건으로 1년 전(3만351건) 대비 19.6% 줄었다. 반면 같은기간 월세는 1만7239건에서 1만9712건으로 14.3% 늘었다.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오르며 35주째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금천구(0.00%)를 제외한 나머지 자치구 모두 전셋값이 상승했다.
같은 기준 경기는 0.07% 오르며 37주 연속 상승 흐름을 지속했고 인천도 0.01% 상승하며 2주째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매물 감소세가 가속하면 추가적인 가격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강도 수요억제책이 지속되면 무주택자들의 주거비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단 지적이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토허제의 실거주 의무로 임대 목적 매입이 불가능하니 민간임대 물량이 급감할 수 있다”며 “도심 정비사업 지역은 앞으로 이주수요 집중과 임대공급 부족 등으로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세입자는 선택지가 줄고 ‘전세→반전세→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거래는 막고 실거주는 강제하고 임대는 제한하는 3중 구조가 거래 위축과 임대공급 감소, 무주택자 부담 가중 등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임차인 보호 명목으로 시행한 임대차3법도 결국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전셋값이 치솟아 애먼 무주택자만 피해를 봤다”며 “최장 9년 전세를 둬야 한다면 어느 집주인이 세를 놓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택 매입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매번 집을 옮겨야 하고 늘어나는 거주 비용을 감당하며 주거 불안에 시달려야 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정부 여당이 제도적으로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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