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추석 당일인 6일 사고 현장인 무안국제공항을 다시 찾았다.
이날 오후 2시 유가족 100여명은 유가족협의회가 공항 1층에 마련한 희생자 분향소에 모여 합동 차례를 지냈다.
179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으로 합동 차례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유가족들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따뜻한 식탁 대신 차가운 활주로와 바람 속에서 가족을 그리워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쓰리고 아프다”며 “이 명절을 우리가 슬픔 속에 보내게 만든 모든 원인과 책임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방관과 무책임이 낳은 이 집단적 참사는 결코 불운한 사고로 치부될 수 없다”며 “우리는 이 참사의 진실을 철저히 밝혀내고, 잘못된 제도와 책임의 고리를 반드시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된 사랑하는 가족들이 그곳에서는 모든 고통과 슬픔을 내려놓고 평안히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사랑하는 가족들의 영혼이 평안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합동 차례를 마친 유가족들은 이후 참사의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활주로 안 로컬라이저 앞에서 발광다이오드(LED)로 만든 유등을 켜는 추모 행사를 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동체 착륙한 뒤 공항 시설물과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승객 175명, 조종사·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2명(승무원)은 기체 꼬리 쪽에서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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