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20주년 오세훈·이명박 특별대담…"도시브랜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10.04 15:58  수정 2025.10.04 15:59

청계재단서 진행한 '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특별대담' 영상 공개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 서울의 경제 활성화와 미래 등 주제로 진행

오세훈 "이제 도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같은 무형 가치로 승부할 때"

이명박 "격동하는 시대에 큰 변화 오더라도 인류에겐 늘 새로운 길 있어"

오세훈-이명박 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특별대담 모습.ⓒ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청계재단에서 진행한 '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특별대담' 영상을 4일 공개했다. 이날 대담은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 가치부터 서울의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도시 브랜딩 전략, 두 전·현직 시장이 그리는 서울의 미래 등을 주제로 약 40분 간 이어졌다.


청계천 복원 완료 다음 해인 2006년 서울시장에 취임한 오 시장은 "전 세계 도시 관계자들이 서울을 찾을 때 꼭 방문하는 곳이 이 전 대통령이 시장 시절 만든 청계천과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토피스(TOPIS)"라며 "이러한 콘텐츠들이 세계인들이 서울을 평가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계천 복원은 도심 속 생태계를 살린 전 세계 도시 역사상 보기 힘든 사업이자 서울 도시 변화의 시작점"이라며 "전임자의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로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이 후임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도 "활용을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시브랜드 철학에 관한 질문에 오 시장은 "전 세계인들이 투자하고, 살고, 공부하고, 관광하기 위해 서울을 찾고, 이로 인해 경제가 활성화하도록 도시브랜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시장 재임 시절 하버드 대학교에 청계천 재개발과 복원 관련 강의가 개설됐고, 2년 여 동안 학생과 교수들이 청계천을 답사하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청계천은 전국을 넘어 세계화된 브랜드로 발전했다"며 "도시브랜드가 높아지면 관광객이 모이고 투자도 이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등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금전적으로 직접 지원하는 것은 통치하긴 좋을지 몰라도 진정한 국민에 대한 사랑,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세훈-이명박 청계천 복원 20주년 기념 특별대담 모습.ⓒ서울시 제공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일 소프트웨어로는 청계천뿐 아니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한강버스 등이 언급됐다.


이 전 대통령은 한강버스를 두고 "한강처럼 폭이 넓은 강에 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운항을 시작하면 꼭 한번 탑승할 것"이라며 "한강도 잘 활용하고, 배 만드는 기술도 좋아져 종합적으로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청계천 없는 서울을 상상하기 어렵듯이 앞으로 2∼3년만 지나면 한강버스 없는 한강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운항 일시 중단은) 시행착오를 바로잡기 위해 시민들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해결하고자 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한강 외에도 서울 전역 334㎞ 지천 공간을 시민 여가 공간으로 만드는 '지천 르네상스' 사업을 소개하며 "서울의 모든 물길을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서울을 수변감성도시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천은 서울 곳곳에 흐르고 있어 이를 활성화하면 강북과 강남이 균등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미래를 묻자 오 시장은 "이제 도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같은 무형의 가치로 승부할 때"라며 "경쟁력 있는 창조산업 발전으로 콘텐츠 도시, 문화예술 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켜 아시아 문화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 서울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격동하는 시대에 큰 변화가 오더라도 인류에겐 늘 새로운 길이 있었다"며 "서울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 희망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이자 도시 행정의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 일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서울의 미래에 대한 각오를 한 번 더 다지는 기회가 됐다"며 "청계천이 서울시민의 안식처이자 세계 도시의 모범 사례가 됐듯이 앞으로도 서울을 사랑받는 행복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체 대담 영상은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mayor.seoul.go.kr)과 라이브서울(tv.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