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권력은 잔인하게 써야 한다'는 말 떠올라"
"이진숙 체포 노림수, 방송장악…저항 언론인 겁박용"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경찰에 체포된 데 대해 "현행범이 아닌 전직 장관급 인사를 무지막지하게 체포한 것은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이례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장겸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전 위원장이 면직된 지 하루 만에 체포돼 수갑이 채워진 채 영등포경찰서에 구금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 말에 따르면 경찰로부터 출석 조사요구서가 몇 차례 왔지만 기일 내 받지 못했고, 마지막 출석요구 날짜는 국회 출석일과 겹쳐 나갈 수 없다고 얘기했었다고 한다"며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형식적으로 출석요구를 하고, 불출석 사유 통보 내용은 뺀 뒤, 검찰과 법원에 영장을 신청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물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김 의원은 "이 대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했다고 하는 '권력은 잔인하게 써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이 전 위원장의 체포 배경에는 몇 가지 정치적 목적이 있음을 의심했다.
그는 "첫째, 추석 밥상머리에 이른바 '그림자 실세'라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오르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두 번째 노림수는 방송장악의 완결이다. 이 전 위원장은 줄곧 개정된 방송3법과 이름만 바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 왔다"며 "이진숙을 구속시켜 입을 틀어막고, 저항하는 뜻 있는 언론 방송인들을 겁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슷한 일은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뒤에도 일어났다"며 "내가 MBC 사장이던 2017년 9월 1일 방송의날에 맞춰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현직 공영방송 사장에게 노동부가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이 발부한 그야말로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났었다"며 "그때도 노동부의 요구 자료는 다 제출했고 담당 본부장이 출석해 소명했었지만, 사장이 직접 나오라며 막무가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 문재인 정권과 데깔코마니 정권답게 폭주하고 있다"며 "사법부 장악을 위해 겁박하고, 검찰 해체 국면에 일제시대 경찰 이상으로 권한이 집중된 경찰을 앞세워서 이진숙 체포를 통해 무도함을 과시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이 전 위원장을 자택 인근에서 체포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강행 처리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국무회의에서 공포돼 자동 면직된 지 하루 만이었다. 이 전 위원장은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여섯 번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지만 불응해 법원에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 체포가 부당하다며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체포적부심사는 4일 오후 3시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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