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불법계엄 잔재 청산…국민의 군대로 새롭게 태어나야"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5.10.01 11:28  수정 2025.10.01 14:15

1일 77주년 국군의날 기념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불침' 나라로"

"한미동맹 위에 전작권 회복"

"의존 아닌 '자주국방' 갖춰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군을 향해 "민주공화국의 군이자, 국민의 군대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길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1일 계룡대에서 열린 건국 77주년 국군의 날 행사 기념사를 통해 "군 통수권자로서, 대한민국 국민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불법 계엄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고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군대로 재건하기 위해 민주적·제도적 기반을 단단하게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3일 극히 일부 군 지휘관들은 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최고 권력자의 편에 서서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며 "다행히 대다수의 군 장병이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는 용기를 낸 덕분에 더 큰 비극과 불행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주의의 퇴행, 민생경제의 파탄, 국격의 추락으로 우리 국민이 떠안아야 했던 피해는 산술적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우리 군의 명예와 신뢰도 한없이 떨어졌다"며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은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결단코 있어선 안 되고, 군이 하루속히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을 누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공동의 책무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흘린 피와 땀이 헛되지 않도록 꺼지지 않는 평화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면서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나라, 모든 국민이 평온하고 자유로운 일상을 누리며 저마다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나라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말했다.


또한 "평화는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 가능하며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라면서 "평화 없이는 민주주의 발전도 경제성장도 모두 불가능한 허상인 만큼, 그 누구도 감히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불침(不侵)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자주국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미동맹을 기반 위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선 누구에게도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힘을 더 키워야 한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안위와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자주국방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 실현을 위해 △스마트 정예 강군 재편 △방위산업 육성 △군 장병 처우 개선 등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스마트 정예 강군 재편'에 대해 "미래전은 '사람 없는 전쟁터'가 되리라 예측된다"며 "병력 숫자에 의존하는 인해전술식 과거형 군대로는 부족한 만큼, AI(인공지능) 전투로봇, 자율드론, 초정밀 고성능 미사일 등 유무인 복합 첨단 무기체계를 갖춘 부대가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작권을 회복해 대한민국이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면서 "확고한 연합방위 능력과 태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지역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확고하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방위산업 육성에 대해선 "국방력 강화와 경제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지형을 기회로 삼아 K-방산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방산기술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방산 생태계 조성을 다각적으로 지원해 방위산업의 성장이 국방력 강화와 함께 경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 장병 처우 개선을 두고선 "부상 장병에 대한 지원과 예우를 강화해 '부를 땐 국가의 자녀, 다치면 나 몰라라'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면서 "모든 장병이 평화와 번영의 길을 놓는 강한 군대라는 자부심이 충만하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지켜야 할 나라의 근본은 국민"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보다 강한 군대는 없는 만큼,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참다운 국민의 군대가 될 때 우리 군은 더욱 압도적인 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정예 정병으로 거듭나자"라면서 "군국 장병의 헌신과 희생이 명예와 자부심으로 찬란하게 빛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