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으로 열린 선거판조차
李대통령 독주 실패한 지역 서울
소비쿠폰 대한 긍정적 반응 가운데
'기업' '외교' 분야에서 쓴소리도
선거판에서 '스윙 스테이트'로 불리는 서울. 유권자들은 어느 한쪽 지형에 쏠림 없이, 늘 양가적인 판단 속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따라 한 표를 행사한다.
이번 6·3 조기대선의 양측 득표율만 봐도 서울 유권자의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지만, 서울에서의 최종 득표율 차는 5.58%p(이 대통령 47.13%·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41.55%)에 그치며, 예상과 달리 이 대통령의 독주는 실현되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피로감이 깊게 축적된 서울 민심은 여전히 정치 전반에 회의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가운데, 취임 4개월에 접어든 이재명 정부에 대한 평가는 뚜렷하게 엇갈렸다.
대체로 서민들의 지갑에 실질적인 보탬이 됐고, 직접적으로 생생히 체감할 수 있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에는 소상공인, 청년 등 너나 할 것 없이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면, 기업·외교 등 분야에선 날카로운 지적이 잇따랐다.
양천구에 거주 중인 윤모(60대·여)씨는 소비쿠폰과 관련해 "물가가 올라 소비 심리가 많이 위축됐는데 소비 쿠폰이 뒷받침 해줬다"며 "생활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남에 거주 중인 윤모(60대·남)씨도 "일정부분 경제활성화에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청년 소상공인 김모(20대·남)씨는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됐다"며 "배달량도 전과 달리 많이 증가했다"고 했다.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양모(60대·여)씨도 "소비쿠폰이 지급된 이후로 매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반대로 엇갈렸다.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시민들은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 비난을 함께 쏟아내는 경향을 보였다.
60대 여성 윤모 씨는 "요즘과 같은 힘든 시기에 국내외적으로 국정 운영을 안정되게 잘 해나가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윤 정부가 무너진 것도 모자라, 민생은 돌보지 않고 이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당이다. 해체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모(50대·남)씨는 "이 대통령이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실용적 사고를 바탕으로, 특히 전 정권에서 소외된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을 챙기고 야당 대표와의 회담에 나서는 등 이런 모습이 좋게 보인다"며 "비상계엄 이후 비정상적인 사회를 정상적으로 돌려놓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반면, 정부·여당의 무리한 질주에 대한 아쉬움도 터져나왔다. 이모 씨는 "여당의 강경책과 조급함으로 중도층에 한해서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 생각된다"며 "민주당이 너무 나대고 있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체포, 배임죄 폐지, 해야 하긴 하지만 너무 서두르는 검찰개혁 등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대기업에 근무 중인 신모(30대·남)씨는 "이 대통령이 항상 실리를 강조해왔는데 과연 그 결과물이 있느냐"라며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인데 기업 경영 환경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단합은 안하고 자멸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20대 남성인 한모 씨는 "아직 이 대통령이 무엇을 잘 하는 지 딱히 모르겠다"며 "미국 관세 문제 등 외교적으로 보면 잘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항상 실실 웃고 다녀서 위엄도 없어 보인다"고 신랄한 비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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