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보조금 종료에… 현대차, 아이오닉 5 '자체 세일'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0.04 06:00  수정 2025.10.04 07:50

美 전기차 세제혜택 이달 1일부터 종료

현대차, 아이오닉5 트림별로 최대 9800달러 할인

"점유율 지켜라"… 손해 감수 덕에 9월 판매 '쑥'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이달 1일부로 폐지되면서 현대차가 파격적인 자체 할인에 나섰다. 보조금 폐지로 구매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조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0월 한 달 간 미국 시장에서 2026년형 아이오닉 5의 판매 가격을 트림별로 최소 7600달러에서 9800달러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한화로 약 1060만~1370만원에 달한다.


2025년형 아이오닉5에 대해서는 7500달러의 현금 인센티브를 자체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 중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이다.


현대차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한 건 지난 1일(현지시간) 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완전히 폐지됐기 때문이다. 기존 미국 정부가 제공하던 전기차 세제혜택은 7500달러(약 1050만원)으로, 10월부터는 미국 내 전기차 최종 구매 가격이 1000만원 가량 오르는 셈이다.


최근 미국 관세 여파에 보조금 지원까지 종료됐지만, 현대차는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 사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가격이 1000만원 가량 오른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면 경쟁 업체를 제치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장은 미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가치를 제공하며 다양한 예산과 니즈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5%의 자동차 관세에도 '가격 동결'로 시장에 대응해왔다. 최근엔 일본, EU의 관세율이 15%로 하향 조정되면서 현대차·기아만 유일하게 2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지만 가격 전략은 수정되지 않았다. 시장 점유율 사수에 대한 의지로 올해 내내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의 눈물겨운 노력은 실제 판매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총 7만1003대로, 전년 대비 무려 14%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는 작년 동월 대비 153% 급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지난 9월 미국에서 65507대를 판매해 작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기아의 올 3분기 미국 판매량은 21만9637대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현대차의 재무 건전성과 시장 불확실성 극복 능력을 입증한다"며 "미국 현지 생산·판매량을 늘리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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