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대화형 서비스 생활 속 안착, 국내 기업은 B2B에 집중
SKT·LG 등 존재감 있지만, 국내 기업은 기업용 시장에 주력
추석처럼 긴 연휴가 이어지면서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가족·친지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챗GPT나 제미나이를 불러 맛집을 찾거나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명절 여가의 일부로 AI가 자연스럽게 활용되는 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이 직접 불러 사용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외산이다. 미국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가 대표적이며, 애플 역시 본격적인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에이닷(A.)’이 대표적이다. 에이닷은 일상 생활을 돕는 AI 개인 비서 역할에 집중하고 있으며, 통신 서비스·콘텐츠·생활 플랫폼과의 연계성이 강점이다. 다만 챗GPT·제미나이처럼 범용 지식 대화에 특화됐다기보다는 생활 편의 기능 지원에 무게를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LG의 ‘엑사원(EXAONE)’도 있지만, 무대는 주로 기업용(B2B) 솔루션이나 산업·연구 영역에 한정돼 있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직접 불러 쓸 수 있는 범용 대화형 서비스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업계는 그 이유를 크게 막대한 비용과 수익성 한계로 본다. 대화형 AI는 수억 건의 질의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므로 GPU와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이다. 미국과 중국처럼 초거대 언어 AI 모델을 빠르게 개발할 만한 자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아울러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투자 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B2B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명절철 대화 상대는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등 외산 서비스가 사실상 독점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기술력 자체는 충분하지만, 소비자 대상 대화형 서비스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AI 시장 재편 속도가 빠른 만큼, 국산 서비스의 방향성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