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前장관 "대통령 주변 동맹파 너무 많아…측근 개혁 필요"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9.26 17:38  수정 2025.09.26 17:40

26일 與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세미나

"이렇게 되면 文정부 시즌2…아무것도 못해"

국방장관 겨냥한 듯 "군인들에 끌려다녀"

'END론' 비판…"대통령님 끝짱낼 일 있나"

정세현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 주변에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들이 너무 많다며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인적 개혁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세미나에 자문위원으로 참석해 "대통령이 앞으로 나갈 수 없도록 붙드는 세력이 지금 정부에 있다"며 "이른바 동맹파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싫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통령 주변에 있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정부 시즌2'가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선언, 9·19 군사분야 합의 등 좋은 걸 만들어 놓고 한미 워킹그룹에 발목 잡혀 미국이 못하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못 했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를 이끌었던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주변에 소위 동맹 자주파가 있으면 앞으로 나가고 동맹파가 지근 거리에 있으면 아무것도 못 했다. 지금 그렇게 돼가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위 실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평소 한미 동맹을 강조해왔다.


정 전 장관은 남북 관계를 중심의 외교·안보 노선을 강조하는 '자주파'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이외에 이종석 국정원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이 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페이스북에 "'똥별'이라는 과한 표현까지 쓰면서 국방비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에서 외국 군대 없으면 국방을 못 한다는 식의 인식을 질타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고 적은 것을 언급하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이 대통령 행보와 관련해 군대에서 저항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금 사법 개혁 때문에 정신이 없지만 대통령 주변의 측근들 개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민간 출신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겨냥한 듯 "문민 장관을 보내 군인들을 장악하라 했더니 끌려다니면 뭘 하느냐. 이렇게 되면 이 대통령은 바보가 된다"며 "국방부 장관을 격려하든 잡도리하든 군인들을 좀 통제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북핵 동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엔드(END) 이니셔티브'를 비판했다.


그는 "참모들이 (북핵) 동결의 조건이라든가 방법론에 대해 얘기할 수 있도록 지혜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건 안 하고 무슨 'END'라는 멋있는 글자를 만들었다"며 "비핵화 얘기를 왜 넣느냐. 대통령님 끝장낼 일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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